'1⅔이닝 무실점→무사 만루 최소 실점' 군필 국대 불펜이 뜬다…'단장 출신' 감독에게 눈도장, 필승조 한자리까지 꿰찰까 [MD인천]

SSG 랜더스 조병현./SSG 랜더스
SSG 랜더스 조병현./SSG 랜더스

[마이데일리 = 인천 김건호 기자] 군필 불펜 자원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령탑 역시 점점 더 중요한 상황에 내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SSG 랜더스 우완 조병현의 이야기다. 세광고를 졸업한 조병현은 2001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8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1군 무대에서 세 차례 등판 기회를 받았던 조병현은 2022시즌 중반 상무에 입대했다. 지난 시즌에는 상무에서 43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4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라는 좋은 성적을 남기고 전역했다.

조병현은 시범경기에서 3경기에 등판해 2⅔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3.38이라는 성적을 남겼고 개막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SSG 랜더스 조병현./SSG 랜더스
SSG 랜더스 조병현./SSG 랜더스

조병현은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첫 등판 기회를 잡았다. 0-6으로 뒤진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안치홍과 하주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9회초에도 마운드를 지켜 문현빈을 1루수 땅볼, 임종찬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은 뒤 최재훈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김강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첫 등판을 마쳤다.

27일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조병현은 "어제(26일)는 점수 차도 많이 벌어졌고 제가 점수를 안 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줘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후회 없이 던지자고 생각했다. 제가 갖고 있는 것을 다 보여드리려고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9회초에는 독특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재훈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한화 팬들은 물론, SSG 팬들도 환호했다. 바로 지난 시즌까지 23년 동안 SSG에서 활약했던 김강민이 타석에 들어서게 됐기 때문이다. 이날 구장을 찾은 모든 관중이 김강민의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조병현은 당시 상황에 대해 "긴장이 되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김)강민 선배라고 생각 안 하고 그냥 상대 타자라고 생각했다. 잡자고만 생각했다"며 "(모든 팬의 응원에)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했는데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조병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입단 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를 경험한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그는 "첫 스프링캠프였다. 제가 군대를 전역하자마자 나가게 된 것이라 긴장도 많이 됐고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었다. 제가 갖고 있는 거를 보여주자고 생각했는데, 못 보여드린 것 같다. 지금이라도 경기 하면서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조병현은 지난 시즌 상무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여러 국제무대를 경험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12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그리고 올해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APBC와 서울 시리즈에서는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값진 경험을 했다. 조병현은 "일단 대표팀에 뽑힌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서울 시리즈 때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많이 봤다. 계속해서 잘해서 대표팀에 뽑히고 싶다. 우리나라보다 잘하는 선수들을 만나서 수준 높은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SG 랜더스 조병현./SSG 랜더스
SSG 랜더스 조병현./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27일 한화전을 앞두고 "(조)병현이나 (한)두솔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완벽하게 던져줬다. 배영수 투수 코치하고도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등판 상황을 조금 바꿔볼 수 있을 것 같다"며 "2~3점 차에도 넣어보고 괜찮으면 좀 더 타이트한 상황에 넣어볼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어 사령탑은 "병현이는 본인이 갖고 있는 포크 같은 것을 잘 활용했다. 구속도 150km/h까지 나왔다. 자신감 있는 투구가 인상적이었다"며 "경기는 졌지만, 기대하게끔 만들었다. 조금씩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병현은 "중요한 상황, 주자 있는 상황에 나가게 되면 훨씬 더 재밌을 것 같다. 팀이 승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며 "한 시즌을 안 다치고 풀타임 뛰는 것이 목표다. 기회가 된다면 20홀드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병현은 27일 한화전에서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7회초 무사 만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했다. 그는 요나단 페라자에게 희생플라이 타점을 내주며 승계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이후 채은성을 우익수 뜬공, 노시환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막았다.

시즌 첫 두 차례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조병현이 올 시즌 SSG 불펜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천=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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