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독립경영 기조 더 멀어지나…농협중앙회 영향력↑

박흥식 신임 비상임이사, 임추위에 포함돼
차기회장 선임서 중앙회 영향력 행사 가능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NH농협금융지주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NH농협금융지주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NH농협금융지주 이사회에서 농협중앙회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가진 대주주이기에 계열사 대표이사 선임 등 과정에서 중앙회 영향을 받아 왔다. 올해는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이석용 NH농협은행 은행장 등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농협금융의 독립경영 보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 이사회가 일부 소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지난달 선임된 박흥식 비상임이사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와 보수위원회, 이사회운영위원회에 포함됐다. 임추위는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 은행 등 자회사 대표이사, 지주사 사외이사 등에 대한 추천권을 가진다.

박흥식 비상임이사는 광주 비아농협 조합장으로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추천한 인사로 알려졌다. 올해 9월경 농협금융 이사회가 차기 금융지주 회장, 농협은행장 선임에 착수할 경우, 농협중앙회 측이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박흥식 NH농협금융지주 비상임이사./광주 비아농협
박흥식 NH농협금융지주 비상임이사./광주 비아농협

실제 농협중앙회 인사가 농협금융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군에 포함된 사례가 있다. 올해 초에는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후보군에 올라 윤병운 현 NH투자증권 대표이사와 경쟁했다.

이러한 전례로 인해 금융감독원도 농협금융의 지배구조를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다.

지난달 말 농협금융은 금감원에 ‘지배구조 모범 관행 로드맵’를 제출했다. 이를 검토해 금감원이 의견서 등 결과를 내놓기까지는 1, 2개월가량이 소요될 전망이다.

작년부터 금감원은 금융업계에 차기 CEO 선임 등에서 공정한 승계를 요구했다. CEO 후보군 관리, 육성, 최종 선정 등을 포괄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승계계획 문서화를 지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농협중앙회 측은 금융지주 관련 사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기를 꺼리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원래 비상임이사는 농협 관련 전문성을 가진 인사를 뽑기에 조합장 등이 많이 선임됐다”며 “이번 비상임이사 선임이 특별한 사례는 아니다”고 말했다.

구현주 기자 wint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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