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빈 밉상?' 제자의 불명에 수식어에 목소리 높인 김태형 감독 "솔직히 말하면, 그 한 타석은 정말 간절하다" [MD부산]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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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황성빈./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주전급 선수들은 '밉상'이라고 하겠지만, 황성빈에게는 정말 간절하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3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지난 주말 KT 위즈와 더블헤더에서 3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폭주한 황성빈을 칭찬했다.

황성빈이 사령탑의 눈을 제대로 사로잡은 것은 지난 18일 잠실 LG 트윈스전이었다. 당시 황성빈은 1회 시작부터 출루에 성공 빠른 발을 바탕으로 득점권 찬스를 만들어낸 뒤 빅터 레이예스의 2루수 내야 안타성 코스에 홈까지 파고드는 미친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워낙 팀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아, 팀 분위기까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황성빈의 재치 넘치는 플레이는 분명 돋보였고, 당시 5타수 2안타 2득점 1도루로 활약하며 팀 연패 탈출에 큰 힘을 보탰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황성빈은 지난 19일 사직 KT 위즈전에서도 3루타를 폭발시키는 등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존재감을 뽐냈고, 21일 더블헤더에서는 그야말로 '원맨쇼' 활약을 펼쳤다. 21일 경기 전까지 통산 홈런이 1개에 불과했던 황성빈은 KT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두 개의 홈런포를 작렬시켰고, 2차전에서도 KT 선발 엄상백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기록하는 등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1도루로 펄펄 날아올랐다.

먼저 김태형 감독은 황성빈의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황성빈은 시즌 초반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서 출루에 성공한 뒤 양현종을 상대로 도루를 할 듯, 말 듯한 플레이를 펼쳤다. 정작 양현종은 황성빈의 플레이에 특별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이는 경기가 끝난 뒤 화제의 중심이 됐다. 결국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플레이였다는 것이었다. 이때문에 황성빈에게는 본의 아니게 좋지 않은 이미지가 생기게 됐다. 사령탑은 이를 바로 잡았다.

2024년 4월 2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부산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년 4월 2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부산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밉상'이라고 하는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주전급 선수들은 '밉상'이라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황성빈에게는 그 한 타석이 정말 간절하다. 상대를 자극하는 플레이를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백업 선수들에게는 어쩌다 한 번씩 나가는 것이다. 그 선수들에게는 그 플레이 하나로 2군에도 갈 수 있다. 그런 절실함이 있다. 선수가 집중을 하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나오는 플레이가 있다. 주전이고 FA 계약도 했던 선수들도 어렸을 때 다 거쳤던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러 상대를 자극하기 위해서 했던 것이 아닌,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살리기 위한 간절함에서 나왔던 플레이라는 것이다. 계속해서 사령탑은 "조금 평범하지 않는 것이 보이지만, 황성빈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그만큼 노력을 많이 했다. 지금의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서 기회를 잡았으면 좋겠다"며 3개의 홈런에 대해 "나도 그렇게 칠 줄은 몰랐다. 좋은 페이스를 바탕으로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면 본인도 팀에게 좋을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그동안 사령탑은 황성빈에게 적극적으로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어떻게 연습을 하고 경기에 임하는지를 꾸준히 지켜봤다. 김태형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똑같이 노력은 한다. 그러나 뒤에서 연습하는 모습을 계속 보고 있었다. 선수들도 백업으로서 주전 선수가 못할 때 '내가 이것 빼고는 더 나은데'라는 생각으로 기다리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동안 성빈이가 뒤에서 기다리면서 열심히 했었다"고 설명했다.

2024년 4월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9-2로 승리하며 8연패 탈출에 성공한 뒤 롯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9-2로 승리하며 8연패 탈출에 성공한 뒤 롯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이런 황성빈의 모습을 보면서 출전 기회만 보고 있었다. 그는 "워낙 (김)민석이가 안 맞고, (윤)동희가 안 맞으니까 한 번은 꼭 써야 될 것 같더라. 두 선수가 잘 안 맞는데 내보내는 것도 선수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음이 즐거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번은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본인이 좋은 컨디션을 통해 결과로 보여줬다"꼬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해 부진한 성적 속에서 방망이를 던지는 타격 등으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이 늘었지만, 황성빈은 2022년 데뷔 첫 시즌 102경기에 출전해 94안타 1홈런 16타점 62득점 타율 0.294 OPS 0.707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선수다. 기회가 찾아왔고, 2년차 부진의 시기도 털어낸 만큼 황성빈이 다시 한번 날아오를 때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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