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양석환, 룸메이트가 터지니 LG가 산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분위기 반전 대성공이다. LG는 '사인 훔치기' 파문으로 팀 분위기가 한풀 꺾이는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 결과로도 반영이 됐기 때문이다. LG는 5연승의 상승세를 타다 지난 17~19일에 열린 KIA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20~22일에 펼쳐진 NC와의 주말 3연전은 달랐다. '광토마' 이형종의 복귀로 타선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이형종은 3연전 마지막 날인 22일에도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을 작렬하며 달라진 팀 분위기를 주도했다.

물론 이형종 혼자의 힘으로는 팀이 승리할 수는 없는 법이다. 3-3 동점이던 8회초 LG 팬들이 고대하던 채은성의 한방이 터졌다. 채은성이 때리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시원한 홈런포였다.

그런데 이어 또 한방이 나왔다. 채은성의 홈런 장면을 하이라이트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양석환의 백투백 홈런. 두 타자의 코스도 비슷했다. LG는 채은성과 양석환의 좌월 솔로포 2방을 앞세워 5-4로 승리,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는데 성공했다.

두 타자에게 나름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이형종의 복귀에도 안익훈의 부진이 맞물려 1군에 살아남은 채은성은 지난달 28일 고척 넥센전 이후 25일 만에 아치를 그려 존재감을 보였다. 현재 성적은 타율 .250 2홈런 6타점. 줄곧 좌투수에게만 홈런을 쳤던 양석환은 시즌 5번째 홈런을 우투수 배재환에게서 뽑아내면서 주전으로서 가치를 드러냈다.

팀의 붙박이 4번타자였던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공백을 보이는 가운데 중심타선이 헐거워진 상태에서 채은성과 양석환의 성장이 LG의 키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채은성은 2016시즌 타율 .313 9홈런 81타점으로 팀의 5번타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지난 해에는 .267 2홈런 35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채은성이 중심타선을 채우지 못하고 외국인타자의 공백까지 겹치면서 궁여지책으로 양석환이 4번 타순을 맡았고 양석환은 타율 .263 14홈런 83타점으로 풀죽은 LG 타선에서 그나마 제 역할을 해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룸메이트로 올 시즌을 함께 하고 있다. 양석환은 "(채)은성이 형과 같이 잘 치고 싶다"라면서 "룸메이트로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로 잘 치기 위해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선수 몇 명의 힘만으로는 장기레이스를 버티기는 어렵다. 따라서 아직 '미완의 대기'인 채은성과 양석환이 화력을 더해준다면 LG의 타선도 강해질 수 있다. '룸메이트'가 터뜨리면 터뜨릴수록 LG도 살아날 것이 분명하다.

[채은성(왼쪽)과 양석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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