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게로 폭발+두산 트라우마 극복, LG 가을야구 준비 '척척'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3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둔 LG가 가을야구 무대를 향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는 16일 수원 KT전을 승리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다. 최소 5위는 확보한다는 이야기다. 74승 58패 1무. 3위 두산에 5경기차로 뒤져 있지만 5위 NC를 5.5경기차로 앞서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4위인 LG는 '가을야구 필승 과제'를 조금씩 풀어가는 중이다.

올 시즌 LG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상위권과 하위권을 마주했을 때 결과다. LG는 자신보다 순위가 낮은 NC(8승 6패), KT(11승 3패), KIA(10승 5패), 삼성(9승 5패), 한화(9승 6패), 롯데(9승 5패 1무)를 상대로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보이지만 상위권인 SK(6승 10패), 두산(5승 9패), 키움(7승 9패)에게는 상대전적이 열세를 보인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최대한 높은 곳까지 가고 싶다. 가을야구의 마지막 경기를 우리가 하고 싶다"는 고우석의 바람이 현실이 되려면 결국 열세를 보인 상위 팀들과의 승부를 극복해야 한다.

가을야구를 앞둔 시점에서 4위 사수는 물론 포스트시즌 모의고사도 병행하고 있는 LG는 지난 12~13일 키움과의 2연전에서 마치 포스트시즌을 보는 듯한 쫄깃쫄깃한 승부를 보여줬다. 비록 12일에는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2-3 석패했지만 류중일 감독은 "마치 포스트시즌 같았다. 내용 자체는 포스트시즌을 하는 느낌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이 경기에서 9회초 찬스를 살리지 못한 유강남은 다음날인 13일 '9회초 2아웃의 영웅'으로 변신했다. 이날 경기도 긴장감은 포스트시즌급이었다. 0-0의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다 박동원의 허를 찌르는 스퀴즈 번트로 1점을 잃은 LG는 9회초 2아웃에 몰렸으나 채은성의 우전 2루타로 꺼져가던 불씨를 살리고 카를로스 페게로의 극적인 동점 우전 적시타로 1-1 동점을 이룬 뒤 대타로 나온 유강남의 좌중월 역전 3점홈런으로 4-1 역전승을 거머쥐었다.

유강남이 공수에서 안정을 보이고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맹타를 휘두르면서 라인업의 짜임새도 높아졌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는 것은 바로 페게로의 폭발이다. 페게로는 14일 잠실 KIA전에서 잠실구장의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짜리 아치를 그렸다. 페게로는 이에 그치지 않고 15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우중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는데 역시 비거리는 125m였다.

LG 유니폼을 입고 홈런 6방을 터뜨린 페게로의 홈런은 곧 승리로 연결됐다. LG는 페게로가 홈런을 친 6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페게로가 66타석 만에 겨우 KBO 리그 첫 홈런을 신고했을 때도 "페게로는 가을야구를 위해 데려온 선수다. 가을야구의 히든카드"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남다른 타구 속도와 비거리를 보여주고 있는 페게로의 장타력은 이번 가을 LG의 가장 큰 비밀병기가 아닐까.

페게로의 홈런이 터지면서 두산을 10-4로 꺾은 LG는 '두산 트라우마' 역시 극복 단계에 올라섰다. 시즌 첫 두산과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반전 드라마를 꿈꿨던 LG는 이후 두산전 9경기에서 1승 8패에 머물러 지난 해의 아픔이 재현되는 듯 했지만 최근 두산전 2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LG의 최근 경기력은 가을야구에서 어떤 팀과 맞붙어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LG 페게로가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두산의 경기 4회말 2사 1루에서 두산 최원준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때린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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