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3차전] ‘첫 KS행’ 키움 장정석 감독 “신도, 점쟁이도 아닌데…”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장정석 감독이 사령탑 부임 3년차에 키움을 한국시리즈로 이끄는 쾌거를 달성했다. 장정석 감독으로선 감독 커리어에 있어 처음으로 맞이하는 한국시리즈다.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17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0-1로 승리했다. 9점이라는 격차에서 알 수 있듯, 완승이었다. 키움은 SK 선발투수 헨리 소사를 조기 강판시키는 등 13안타 3볼넷을 묶어 10득점, SK를 무너뜨렸다.

키움은 이로써 플레이오프를 스윕으로 장식, 염경엽 감독이 이끌던 2014시즌(당시 넥센)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은 2007시즌 두산 베어스가 한화 이글스를 제압한 이후 키움이 12년만의 사례였다.

장정석 감독으로선 키움 사령탑으로 임명된 후 3년 만에 달성한 쾌거다. 이광환-김시진-염경엽에 이어 2016시즌 종료 후 4대 감독으로 선임된 장정석 감독은 사령탑으로 데뷔한 2017시즌 7위에 그쳤다.

하지만 장정석 감독은 지난 시즌 키움을 4위로 이끈데 이어 와일드카드-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 무대까지 밟았다. 비록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명승부를 펼쳐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실제 장정석 감독은 키움을 정규시즌 3위(86승 57패 1무 승률 .601)에 올려놓았고,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이끌었다.

장정석 감독은 경기종료 후 “경기를 힘들게 시작했다. 김하성의 에러, 보이지 않는 에러 2개가 나왔음에도 에릭 요키시가 제몫을 해준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마운드에 올라 선수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줬다. 요키시에게 ‘공 좋으니 네 공 던져라’라고 했고, 야수들에겐 ‘조금 더 집중하자. 이제 시작’이라고 전달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끊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장정석 감독은 이어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해서 한국시리즈에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오른 소감은?

“너무 기쁘다. 선수들이 하나가 돼 더 기분 좋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마음속에 뒀던 ‘가장 높은 곳’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면 좋은 경기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잘 준비해보겠다.”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를 끝내 게 준비하는데 도움 될 것 같다.

“충분한 휴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준비하는 스태프들은 쉬지 못하겠지만, 중요한 경기인 만큼 잘 준비하겠다.”

-엔트리 변화도 고려하고 있나?

“조금 생각이 있다. 아직 결정 못했다. 내일까지 조금 더 고민해보고 결정할 것이다. 투수를 더 뽑을 수도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기대하는 있는 선수는?

“1차전 끝난 후 김하성이 조금 더 잘할 거라 기대했다. ‘역시 1차전에서 결승타를 때린 선수가 잘하는구나’ 싶었는데, 이정후도 펄펄 날았다. 누구 1명을 지목하는 것은 싫다. 투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누구 1명할 것 없이 마운드에 올라가면 최선을 다한다. 컨디션만 유지하면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투수를 지목하고 싶다.”

-두산 전력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좋은 게 너무 많다. 빠르고, 수비가 강하고, 특급 에이스도 갖춰진 팀이다. 장점이 다양한 팀이다. 괜히 1위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플레이오프 시리즈가 넘어올 것 같다고 느낀 시점은?

“1차전이 굉장히 기분 좋았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SK도 불펜이 좋은 팀이다. 투수들이 연장을 이겨내 플레이오프에 대한 가능성이 보였다. 모든 시리즈는 1차전이 중요하다.”

-한국시리즈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쨌든 5이닝 이상 던져준 건 브리검 정도였다. (선발투수들이)조금 더 끌어줬으면 한다. 직접 이런 저런 얘기를 했고, 빨리 내린 이유도 있었다. 그래도 조금만 더 이닝을 끌고 가주면 경기 운영을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투수 교체, 타순 변화가 맞아떨어졌는데?

“운이 좋았다. 나는 신도, 점쟁이도 아니다. 그저 운이 좋은 것이다. 기록적으로 우위에 있는 선수에게 기회를 제공했는데 선수들이 그 역할을 해줬다.”

-‘최고’라고 표현한 이지영의 활약상을 정리한다면?

“경험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다시 한 번 느꼈다. 항상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좋은 선수인데 포스트시즌에서는 공 배합이 또 다르더라. 코칭스태프 미팅을 통해 변화를 줬겠지만, 움직임을 보며 ‘이게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느꼈다. 너무 잘해줬다.”

-박병호-제리 샌즈의 활약이 없었음에도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한 눈 팔고 있는 선수는 없다. 모두 공 하나에 집중해주고 있다. 이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두산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 기대한다. 중요할 때 한 방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걱정하지 않고 있다.”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는?

“선수들이 뭉쳐있다. 내가 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역할만 한다면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똘똘 뭉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작년에도,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느낀 게 있다. 모두 공 1개를 던지더라도 집중을 한다. 분위기 조성은 고참들이 해야 할 역할이다.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인데, 더그아웃에서 모든 선수가 철저히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나흘이라는 휴식으로 인해 타자들의 감이 떨어지진 않을까?

“그럴 수도, 휴식을 통해 더 힘을 낼 수도 있다. 분명한 건, 상대팀에 좋은 에이스가 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플레이오프가 빨리 끝났지만, 집중력을 높인 상황에서 경기를 치른 터라 선수들이 지쳐있다. 일단 휴식을 줄 생각이다. 이틀 휴식 후 이틀 정상훈련, 이후 잠실에 있는 호텔로 이동할 계획이다.”

[장정석 감독.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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