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리포트: 하나은행 대어사냥, 높이를 극복한 활동량·3점슛

[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하나은행은 늘 상위권 팀들에 약하고 하위권 팀들만 철저히 잡아왔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16일 KB와의 홈 경기. 국가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3주만에 재개된 일정. 이훈재 감독이 준비를 많이 했다. 기본적으로 올 시즌 컬러는 공고하게 가져갔다. 높이는 6개 구단 중 가장 낮지만, 마이샤 하인즈 알렌, 고아라를 축으로 상당히 빠른 공격을 추구한다.

그동안 KB의 높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역시 제공권서 밀렸다. 그러나 적은 공격기회서 높은 공격성공률로 KB를 압도했다. 틈이 나면 얼리오펜스와 속공으로 KB를 위협했고, 세트오펜스에선 두 주포 마이샤와 강이슬을 철저히 활용했다.

강이슬은 1쿼터 초반 좌측 코너와 우중간에서 3점포를 꽂았다. 하나은행의 활동량이 돋보였다. KB는 전통적으로 스위치디펜스를 즐긴다. 강이슬은 스위치가 되는 타이밍에 철저히 림을 공략했다. 본래 슛 타이밍이 빠르다. 확실한 기선제압.

이후에도 마이샤와 강계리, 고아라를 활용한 활동량과 스피드에서 KB를 압도했다. 특히 발 빠른 강계리에게 KB 앞선을 막게 하면서 공격에선 빠른 볼 배급을 주문한 게 적중했다. 1쿼터 막판에는 기습적인 1-2-2 존 프레스를 활용, KB의 공격루트를 차단했다. KB는 박지수와 카일라 쏜튼의 높이를 앞세우면서도 빠른 템포로 공격했다. 그러나 정확성이 떨어졌다. 외곽슛이 너무 말을 듣지 않았다. 실책도 잦았다.

이 감독의 준비는 2쿼터에도 통했다. 시작하자마자 지역방어를 하면서 KB의 숨통을 끊었다. KB는 최희진이 심성영의 패스를 3점슛으로 연결하면서 맞대응했으나 흐름을 장악한 상황. 그러나 이후에도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하면서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3쿼터까지 비슷한 흐름.

하나은행은 승부처에 KB, 우리은행을 압도하지 못해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4쿼터에 다시 하프라인에서 프레스를 시도하며 빠른 공격으로 연결했다. 마이샤의 내, 외곽 득점이 폭발했다. 4분32초전 마이샤의 좌중간 3점포로 13점차로 달아났다. 승부를 가른 순간.

KB는 염윤아가 손목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그러나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공수활동량에서 하나은행에 크게 밀렸다. 하나은행은 경기막판까지 코트를 넓게 쓰면서 정확한 공격을 했고, 결국 대어를 잡았다. KB는 6점차까지 추격했으나 이후 두 차례 연속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하나은행의 프레스에 대한 대처가 되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신한은행과 공동 3위가 됐다. 그동안 현대농구에 적합한 컬러에도 제공권과 공격정확성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을 계기로 반등의 계기를 잡았다. 팀의 중심이 확실하고, 고아라, 백지은, 김지영 등 로테이션 할 수 있는 멤버들도 괜찮다. 수비조직력이 아킬레스건이지만, 3위 다툼의 다크호스인 건 분명하다.

[강이슬.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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