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이것도 사랑이니’ 이동은, “내 음악은 지금부터 시작”[MD인터뷰]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33년 무명의 설움을 단번에 날렸다. 가수 이동은은 ‘이것도 사랑이니’로 역주행 신화를 만들었다. 이 곡은 지난해 10월 4일 나왔다. 한동안 잠잠하다가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 4월에는 멜론차트 67위까지 올라갔다. 노래방 인기곡 순위는 11위까지 찍었다.

“젊은 친구들이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하더라고요. 이 노래는 뭔지 모르겠는데, 내 마음을 건드린다는 댓글이 많아요. 10대가 좋아하는 것도 신기하더라고요. ‘내 인생 17년에 내 마음 흔든 건 처음이야’라는 반응도 있었죠(웃음). 제게는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푸른하늘’ 보컬 출신, 대학에서 실용음악 가르쳐

이동은은 1987년 결성된 ‘푸른하늘’ 보컬 출신이다. 1년 6개월 가량 활동하다가 뜻이 맞는 친구들과 ‘소나무밴드’를 결성했다. 미사리에서 유명했다. 훗날 팀 이름을 ‘라이어밴드’로 바꿨다. 거짓말이 만연한 세상에서 진실된 음악을 하자는 취지다. 지금은 혼자 남았다.

“친구들이 ‘너는 우리 세대의 희망이야’ ‘널 보고 용기를 얻는다’ ‘꿈을 이루는 모습 보기 좋다’고 격려해줘요. 50대의 나이에 이렇게 사랑 받는게 너무 감사한 일이죠.”

인기는 없었지만, 꿈을 잃지 않았다. 중년가수는 트로트 말고는 환영해주는 곳이 없었다. 막연하지만, 음악계를 떠나지 않고 미래를 준비했다. 백석문화대학 실용음악과에서 9년간 강의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젊은이의 감성을 배웠다. 제자들이 ‘이것도 사랑이니’가 좋다고 응원의 댓글을 달아준다.

유튜브로 제2의 인생 “100만뷰 아버지”

지난해 딸 이풀잎의 권유로 유튜브 ‘이동은 DONGEUN_LEE’ 채널을 열었다. 처음에 김광석 노래만 불렀다. 조회수가 100도 안나왔다. 박혜원의 ‘시든 꽃에 물을 주듯’을 부르니까 반응이 뜨거웠다. 전상근의 ‘사랑이란 멜로는 없어’도 터졌다. ‘100만뷰 아버지’로 불렸다.

“젊은 가수들은 ‘키’가 높잖아요. 표현하는 테크닉도 좋고요. 하루 4~5시간씩 죽어라하고 연습했어요. 제 목소리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죠.”

내 목소리가 지금에서야 사랑받는다

그는 자신의 목소리를 싫어했다. 맑고 가는 목소리였다. 걸쭉하고 마초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지금은 섬세한 목소리 덕에 인기를 얻고 있다. 인생사 새옹지마다.

이동은은 술 담배를 안한다. 요가, 스트레칭, 필라테스 등으로 건강을 유지한다. 몸이 유연해야 좋은 노래가 나온다고 했다. 33년의 무명시절을 견뎠던 힘은 무엇일까.

“자존심을 던지면 인격에 꽃이 핀다는 말이 있어요.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저를 응원해준 가족의 힘도 컸죠. 더 유명해지면 가요순위프로그램도 나가고 싶어요. 누구나 공감하는 노래를 부르는 게 꿈이죠. 제 음악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사진 = 소나무뮤직 제공]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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