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여의도 벚꽃 나들이 갈까? ‘서울의 봄꽃' 명소 6

서울관광재단 다채로운 꽃 개화시기 맞춰 소개

보라매공원 겹벚꽃. /서울관광재단

[마이데일리 = 이지혜 기자] 서울 여의도 벚꽃 축제가 이달 29일부터 4월 2일까지 전개된다. 이번 주말 벚꽃 나들이를 계획 중인 이들도 다수이겠다.

그렇다고 서울에 벚꽃만 있는 게 아니다. 서울관광재단 봄을 맞이한 서울에서 다양한 봄꽃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장소를 28일 추천했다.

서울 봄꽃은 개화 시기가 조금씩 다른데 가장 먼저 피는 매화가 지난 20일을 시작으로 홍매화, 살구꽃이 1주일 간격으로 피어났다. 벚꽃은 오는 4월 3일을 만개로 보고, 그로부터 약 1주일 후에 겹벚꽃이 피어난다.

창덕궁 홍매화/서울관광재단

◇홍매화 명소 ‘창덕궁과 봉은사’

지금 창덕궁은 한발 앞서 봄을 알리는 매화가 궁궐의 단청, 기와와 어우러져 있다.

홍매화는 매화나무에 피는 장미과의 갈잎나무다. 이 가운데 분홍색을 띠는 것을 홍매화라 부른다. 다른 봄철 꽃들에 비해 다소 개화가 이른 편이어서 봄을 알리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창덕궁은 조선 5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봄이 되면 궁궐 전각과 후원에 매화뿐 아니라 다양한 꽃이 자태를 뽐내며 피어있어 더욱 둘러보기 좋다. 후원은 제한 관람지역으로 반드시 예약 후 해설사의 인솔하에 입장이 가능하다.

400년 수령을 자랑하는 성정각 자시문 앞 홍매화는 선조 때 명나라 사신이 보내온 성정매다. 과거 추위로 인해 일부가 고사하여 수령에 비해 크기는 작은 편이다. 그러나 여러 겹의 홍매가 흐드러지게 피어난 모습은 기품있고 우아하다.

봉은사 홍매화. /서울관광재단

삼성 코엑스 앞 봉은사도 홍매화가 봄을 알린다.

봉은사는 1200년의 유구한 역사와 조계종을 대표하는 선종 수사찰이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포대화상 연못과 주차장 사이 정원에서 첫 홍매화를 만날 수 있다. 대웅전 우측에는 백매화가 자리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찾는 홍매화는 대웅전 뒤편에 오르면 만날 수 있다.

인기 이유는 대웅전 뒤편의 영각에 자리한 홍매화는 나무가 크고 꽃을 많이 맺어서다. 홍매화 외에도 다양한 꽃이 봉은사 곳곳에 있으니 여유를 갖고 하나둘 피어난 꽃을 찾는 재미를 느껴보기를 추천한다.

현충원 벚꽃. /서울관광재단

◇겹벚꽃 명소 ‘보라매공원과 현충원’

보라매공원은 비행기 모형이 있는 에어파크와 겹겹이 피어나 풍성한 겹벚꽃이 어울려 색다른 풍경을 만든다.

보라매공원의 이름은 공군의 상징인 보라매에서 따왔다. 과거 공군 사관학교가 있다가 지공항의 김포와 성남 이전으로 1986년 정부와 협정을 통해 지금의 시립 공원으로 조성했다. 과거 사관학교 부지였던 덕에 넓은 공간이 많아 운동하거나 산책하기에도 좋다. 반려견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는 점도 인기다.

겹벚꽃은 일반 벚꽃과 달리 개화 시기가 늦고 흰색이 섞인 짙은 분홍색 꽃잎이 5장 이상 겹겹이 피어난다. 볼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아 보라매공원은 더욱 사랑받는 곳이다. 각각의 꽃송이가 풍성해 바람에도 쉬이 떨어지지 않아 오래 볼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에어파크 쪽 길은 현재 공사 중으로 아쉽게도 펜스 너머의 겹벚꽃을 보게 될 예정이다. 따라서 동문에서 좌측으로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사과 과수원과 연못을 찾아 겹벚꽃나무와 사과나무꽃까지 함께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현충원에서는 충성 분수대 주변을 기점으로 일반 벚꽃뿐만 아니라 겹벚꽃, 수양 벚꽃 등 다양한 수형의 벚꽃을 볼 수 있다.

현충원은 국립묘지 겸 호국보훈 시설로 국가에 헌신한 명예를 인정받은 이들의 묘역이다.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고 입장료와 주차비가 무료인 덕에 의외로 계절마다 찾는 이가 많다. 현충문을 지나 학도 의용군 무명용사의 탑으로 이동하는 길에는 겹벚꽃과 수양벚꽃이 늘어서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현충천 쪽 산책길을 따라 개나리, 자목련 등 다른 봄꽃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 앞서 50여 년 동안 산림지역에 일반인의 접근을 통제하고 철저한 보전 조치가 이뤄져 도심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자연생태가 잘 보존돼 있다. 천연기념물 243호인 붉은배새매, 청딱다구리, 오색 딱다구리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한다.

청계천 매화거리/ 서울관광재단

◇하동매실거리의 매화와 덕수궁 석어당

보통 남도 매화가 유명하지만 가까운 청계천에서도 매화를 만날 수 있다. 2006년 경남 하동과 함께 350주의 나무를 심고 하동매실거리라는 이름으로 조성한 청계천 매화거리는 지하철 2호선 용답역 쪽에서 신답역 사이의 길에서 만날 수 있다.

벚꽃과 매화는 언뜻 보아서는 서로 구분하기가 어렵지만 자세히 보면 상당히 다르다. 매실이 열리는 매화꽃은 가지에서 직접 피어나고 벚꽃은 따로 꽃자루가 있다. 개화 시기 또한 벚꽃에 비해 2주가량 먼저 피며, 특히 벚꽃에 비해 매화의 향이 좋아서 가까이 다가가면 여러모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덕수궁 석어당./서울관광재단

덕수궁 석어당에는 수령이 400년이 넘어 2층 건물 높이만큼 큰 살구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살구꽃은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마당에 심어 꽃과 열매를 즐긴 전통 정원수로, 벚나무와 같은 속이라 꽃의 생김새가 비슷하나 꽃받침이 뒤로 젖혀져 있어 왕관 모양을 하고 있다. 매화가 질 무렵 살구꽃이 피어나 개화 시기로도 구분할 수 있다.

덕수궁 석어당은 궁궐에서 보기 드문 2층 목조건물로, 살구꽃과 함께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공간이다. 건물의 높이만큼 큰 살구나무가 꽃을 피우면 상당히 탐스럽고 주변의 건물과 잘 어울리기 때문에 봄의 덕수궁에 간다면 꼭 들러야 할 아름다운 장소다.

이지혜 기자 ima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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