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자신있습니다!" 1R 특급유망주의 자신감…LG 거포 포수 탄생하나? 염갈량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MD잠실]

2024년 4월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두산의 경기. LG 김범석이 8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안타를 때리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두산의 경기. LG 김범석이 8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안타를 때리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T-LG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KT-LG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타격은 자신있습니다!"

LG 트윈스 김범석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차전 '엘롯라시코' 라이벌 맞대결에 대타로 출전해 1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김범석은 지난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G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고교 시절부터 '한 방' 능력을 갖춘 포수로 큰 기대를 모았던 김범석은 지난해 퓨처스리그 올스타로 선정되는 등 58경기에 출전해 56안타 6홈런 31타점 타율 0.286 OPS 0.789의 성적을 남겼다. 그리고 1군에서는 10경기에 나서 3안타 1홈런 4타점 타율 0.111로 값진 경험치를 쌓았다.

큰 기대속에서 김범석은 미국 애리조나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옆구리 부상으로 조기에 귀국하는 상황을 맞았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오프시즌 체중 조절에 실패한 것을 두고 염경엽 감독이 '스스로 기회를 걷어찼다'는 일침을 쏟아냈다. 아직 프로 경험이 많지 않은 유망주에게는 가혹한 한마디였지만, 체중 조절 실패로 인해 소중한 기회를 날린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당시 캠프에서 귀국한 이후 단 한 번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한 채 2군에서 시즌을 준비, 치러나가던 김범석은 지난 12일 다시 한번 염경엽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대타로 출전해 안타를 터뜨리더니, 16일 경기에서는 존재감을 드높였다. 김범석은 4-1로 앞선 7회말 2사 1, 2루에서 롯데의 바뀐 투수 최이준과 격돌했다. 롯데는 김범석이 대타로 나오자 좌완 임준섭을 빼고 최이준을 투입한 반면 LG는 김범석을 밀어붙였고,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김범석은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최이준의 5구째 133km 슬라이더가 몸 쪽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로 들어오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이 타구는 좌익 선상으로 빠지는 안타로 연결됐다. 이때 2루 주자는 물론 1루 주자까지 홈을 파고들었고, LG는 6-1까지 간격을 벌리며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격에서 한 점을 더 뽑아내는 등 7-2로 롯데를 제압하게 됐고, 2연패의 늪에서 벗어어나는데 성공했다.

LG 트윈스 김범석./마이데일리
LG 트윈스 김범석./마이데일리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김범석은 "한 타석을 준비하기 위해서 경기장에 먼저 나와서 방망이를 치고, (경기가) 끝나고 또 치고 갔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두산전에서는) 초구에 볼이 왔고, 우리가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상대 투수가 투심에 강점이 있는 것 같아서 빠른 볼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안타가 됐다. (오늘은) 김현수 선배님께서 '절대 긴장하지 말고 재밌게, 후회 없이 돌리고 와'라고 해주셨다. 그동안 준비도 잘하고 있었는데, 점수차를 벌리는 역할을 했다는 생각과 좋은 결과가 나와서 좋았다"고 웃었다.

염경엽 감독은 당초 김범석을 일주일에 한 번은 포수마스크를 씌우며 기회를 줄 방침을 밝혔다. 지금은 이 구상이 실현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지만, 사령탑은 서두를 생각이 없다. 박경완 코치와 1대1 '과외'를 통해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고, 1군에서도 선발로 포수 마스크를 쓸 만한 실력이 갖춰진다면, 그때 비로소 포수로서 기회를 줄 방침이다. 일단 지금은 1군에서 많은 훈련량을 가져가는 것이 첫 번째라는 생각.

사령탑은 "지금 1루수로는 일주일에 한 번 선발로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포수로서 선발 출장은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쉽지 않다. 포수 연습을 피나게 할 것이다. 2군에서는 경기도 뛰어야 하고, 컨디션 조절도 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을 할 수가 없다. (김)범석이는 경기보다는 훈련이 더 필요하다. 선발들이 피칭을 하면 받고, 지는 경기에서 경기 후반에 나가서 경험도 쌓고, 연습을 하면서 어느 정도 준비가 됐을 때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염경엽 감독은 "1군에서는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 없다. 대타로 나가면 체력이 소모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이라도 많이 해야 한다. 1군에서 야구는 즐겁게 하되, 박경완 코치에게 매일 두 시간씩 1대1로 레슨도 받을 수 있다. 범석이는 포수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 (강)백호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라며 미래에는 김범석이 LG의 안방을 차지해야 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2024년 4월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두산의 경기. LG 김범석이 7회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수비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두산의 경기. LG 김범석이 7회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수비를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4월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이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4년 4월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이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김범석도 박경완 코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그는 "박경완 코치님께서 운동 스케줄도 정해주시고 많은 것을 알려주신다. 박경완 코치님과 운동을 하는 것이 되게 좋다. 아직 1군에 올라온지 4일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훈련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코치님께서 전달해 주는 메시지와 훈련 방법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많이 배려를 해주셔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개수를 정해주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범석은 그동안 체중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 그래도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그는 "솔직히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다.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2군에서 준비하는 동안 코칭스태프와 감독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속상하기도 했는데, 선배님들과 코치님들께 '언젠가 올라올 테니 준비 잘하고 있어라'라는 좋은 말을 많이 들었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설명했다.

타격에 대한 자신감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포수로 차근차근 경험을 쌓으면서 1군에서 보여줄 일만 남았다. 김범석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김범석은 "감독님께서 '포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준비만 잘하면 될 것 같다. 안주하지 않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겠다"며 "타격은 자신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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