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고동현 기자] 소속팀의 점수도 좋지만 선수의 몸 상태가 우선이 아닐까. 비록 그 대상이 상대팀일지라도 말이다.
SK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17일 인천 문학구장.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중이 들어찼다. 3루측 관중석에도 롯데를 응원하기 위한 팬들이 자리를 잡았다.
롯데의 1회초 무사 1루 상황. 황재균의 3루 땅볼 때 SK 3루수 최정의 2루 송구가 이뤄졌다. 이 때 공을 잡은 2루수 정근우가 김주찬의 슬라이딩에 걸려 한동안 그라운드에 쓰러져 있었다. 이 때 롯데 응원석에서는 병살을 막은 김주찬에 대한 연호만이 가득했다.
더욱 눈쌀이 찌뿌려졌던 때는 5회였다. 롯데는 문규현의 안타에 이은 상대 와일드피치로 무사 2루 찬스를 잡았다. 김주찬이 번트를 시도했고 SK 선발 김광현이 잡아 1루로 송구했다.
김광현의 송구가 1루 베이스쪽으로 흘렀고 베이스커버를 들어온 SK 2루수 정근우와 김주찬이 부딪혔다. 정근우가 공을 놓치며 그사이 2루 주자 문규현이 홈인.
평상시라면 선취점을 낸 롯데 응원석이 환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당시 정근우는 쓰러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의료진과 트레이너까지 모두 나와 정근우의 상황을 체크했다. 그사이 롯데 응원석에서는 상대팀 선수에는 관심없이 롯데 응원가만을 연호했다.
물론 가벼운 부상이었기에 이를 가벼운 일로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정근우가 큰 부상인지 작은 부상인지 알 수 없었다. 관중석에서는 더욱 그렇다.
홍성흔이라는 주요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롯데팬들은 선수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일까. 자신의 팀 선수가 다쳐있는 상황에서 상대팀 응원석에서는 그 팀의 환호만 하고 있는 것을 롯데가 당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득점에 대한 환호는 그 선수가 무사히 일어나는 것을 보고 해도 늦지 않다.
[사진=부산 사직구장 응원석 모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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