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한상숙 기자] 21일 잠실 넥센전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마친 봉중근이 덕아웃에 들어섰다. 쏟아지는 땀을 닦던 봉중근은 환하게 웃으며 가장 먼저 포수 조인성에게 인사를 건넸다. 많은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봉중근은 웃으며 "고마워요"라며 인사를 건냈고, 조인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봉중근을 생각하는 조인성의 마음 역시 깊었다. 조인성은 "봉중근의 10승을 챙겨주고 싶었다"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 조인성은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봉중근의 10승을 도왔다.
21일 봉중근은 7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2자책)으로 호투해 10승(8패)째를 거뒀다. 이날의 승리로 봉중근은 LG 역대 투수 중 3번째로 3년 연속 10승 달성에 성공한 선수로 기록됐다.
LG에서 그동안 3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선수는 하기룡(1982∼1984)과 김용수(1996∼1998) 뿐이다. 정삼흠(1991∼1994)이 달성한 4년 연속 10승이 구단 최고 기록이다. 다른 점도 있다. 위의 세 선수는 모두 우완이지만, 봉중근은 좌완으로서 기록 달성에 성공했다는 것. 그렇게 LG의 3년 연속 10승 달성 투수가 12년만에 탄생했다.
3게임 동안 9승에 머물러 있다 추가한 1승. 봉중근은 그동안 '아홉수'에 시달렸다. 호투를 하고도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봉중근은 다른 선수들을 탓하지 않았다. 봉중근은 "선발이 잘 던져야 다음 투수들이 부담갖지 않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그동안 투수와 야수 모두 잘 해줬다. 나는 운이 나쁜 투수가 아니다. (승을 날려버린 것에) 연연해하지 않는다"며 "내가 선발로 자리 잡으면 다른 선발들도 모두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며 책임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책임감 만큼 부담도 컸다. "오늘 (마운드에 서며) 처음으로 떨렸다"고 고백한 봉중근은 "10승을 남겨두고 번번히 놓쳤다. 그동안 선발로 오를 때마다 이겨야 한다는 욕심이 있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준 야수들에게 고맙다"며 인사를 전했다.
봉중근의 목표는 시즌 15승을 올리는 것이었다. 현재 LG는 48승2무62패로 6위에 올라있다. 5위 KIA와는 2.5게임차. 올 시즌 달성이 힘들지 몰라도 봉중근은 여전히 15승을 꿈꾼다. 그리고 또 하나의 목표는 자신의 배번인 51번을 영구결번으로 만드는 것이다. 봉중근은 "김용수 코치님의 41번이 영구 결번으로 남아있다. 나의 마지막 목표는 51번을 영구 결번으로 만드는 것이다. LG트윈스를 위해, LG트윈스에서 마지막까지 노력하고 싶다"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사진 = LG트윈스 봉중근]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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