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지훈 기자] 은퇴를 선언하고 18년간의 프로생활을 마감하는 '대성불패' 구대성(41·한화)이 은퇴 소감을 전했다.
구대성은 22일 대전 봉명동 유성호텔 스타볼룸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해 "나이가 많고 2007년부터 부상과 수술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정상에서 은퇴하고 싶었고 여러 해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지금 이 순간도 아쉽고 미련이 남지만 30년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온 이 야구를 이제 내려놓을 때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가장 열심히 뛰었던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답한 구대성은 "한국시리즈 우승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탈삼진왕을 한 번도 못 해 본 게 가장 아쉽다"고 화려했던 선수생활을 회고했다.
다음은 구대성과의 일문일답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이치로를 맞히면 1만엔을 주겠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됐었고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 시절에는 랜디 존슨을 상대로 2루타를 때리고 홈에 쇄도해 미국 전역에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 때 이야기를 해 달라.
WBC 때 대기실에서 배영수와 연습하고 있었는데 이치로의 이른바 '30년 발언'이 운동선수로서 하지 말아야 할 발언이었다. 농담으로 배영수가 맞히면 1만엔을 주겠다고 했는데 진짜로 맞췄다. 1만엔을 주고 잘했다고 이야기했다. 홈 쇄도는 사실은 아웃이었는데 심판이 세이프를 선언했다. 어깨 타박상 때문에 15일 이상 부상으로 빠져있어야 했다.
-여러가지 별명이 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은 무엇인가. 가장 애착이 가는 타이틀은.
별명 중에서는 '대성불패'가 가장 마음에 든다. 투수로서 가장 처음 붙여진 별명이다. 타이틀은 다 애착이 가는데 .
-류현진이나 김광현처럼 해외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에 조언한다면.
나는 일본보다 미국을 더 가고 싶었다. 일본을 갔다가 미국에 간 나이가 37세라 좀 늦은 나이였지만 가고 싶었던 무대라 선택을 했다. 후회한 적은 없고 해외 경험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오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류현진이나 김광현이 한국에서는 최고의 투수지만 아직까지 미국이나 일본이 더 수준이 높기 때문에 변화구 등 한 가지 구질이라도 더 연마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직접 가르쳤다고 들었다.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가르쳐 달라고 계속 따라다녀서 너무 귀찮아서 가르쳐줬다(웃음). 저는 송진우 선배님한테 체인지업을 배웠다. 류현진이 습득력이 상당히 빨라서 단시간에 써 먹었다. 내 체인지업은 팜볼에 가까운데 류현진은 내가 가르쳐 준 것을 응용해 자기에 맞게 변형시켜 사용하고 있다.
-선수생활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한국시리즈 우승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민철 선수와 포옹한 사진을 집에 장식하고 요즘도 보고 있다.
-반대로 가장 잊고 싶은 기억은 뭔가.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졌던 경기는 잊고 싶지만 다른 잊고 싶은 기억은 없다.
-코치 연수 등 향후 계획은.
저희 애가 호주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또 호주 프로야구가 올해 시작돼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40경기를 한다. 호주야구협회에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공문을 보냈고 호주에서 2년 간 코치 연수와 야구를 할 예정이다. 시드니 블루삭스라는 팀이다. 한국에서는 은퇴지만 또다른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코치로 연수를 받는 것도 좋지만 내가 시합에 뛰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가르쳐 주는 게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비자가 6주 정도 걸려서 비자가 나오면 출국할 예정이고 아직 계약은 하지 않았다. 연봉은 거의 사절했고 2년 간 생활할 수 있는 여건만 마련해달라 했다.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나.
더 뛸 수 있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제가 떠나면서 좋은 후배들에게 자리가 마련됐다. 가장 열심히 뛰었던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영구결번 욕심은.
영구결번 욕심은 없다. 영구결번도 좋지만 후배들이 잘했던 제 번호를 쓴다면 흔쾌히 내 줄 수도 있다.
[사진 = 한화 구대성]
곽소영 기자 muzpi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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