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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과 각본 및 연출을 맡고 제이슨 스태덤, 이연걸, 돌프 룬드그렌, 에릭 로버츠, 스티브 오스틴 등이 출연한 할리우드 액션 대작 ‘익스펜더블’의 흥행성적이 한-미 양국의 온도차가 크다.
지난 13일 미국에서 개봉한 ‘익스펜더블’은 개봉 2주차인 20일과 22일에만 1650만 불의 흥행 성적을 올리며 총 6500만 불의 흥행성적을 기록, 박스오피스 1위를 고수하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지난 19일 개봉한 ‘익스펜더블’의 한국에서의 성적은 신통치 못하다. ‘익스펜더블’은 22일까지 23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해 이 기간 흥행성적 5위에 만족해야 했다.
1위인 한국영화 ‘아저씨’가 76만여명을 동원한 것과 비교해 3배의 격차가 났음은 물론이고, 같이 개봉한 ‘라스트 에어벤더’에도 큰 격차로 뒤쳐졌다. 특히 개봉 시일에서 한달 차가 난 ‘인셉션’(7월 21일 개봉)에도 뒤지는 등 수모를 겪고 있다.
‘익스펜더블’은 개봉 이전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브루스 윌리스의 카메오 출연으로 화제가 됐다. 美버라이어티지는 ‘익스펜더블에’에 대해 액션판 ‘오션스 일레븐’이라고 평할 정도였다.(‘오션스 일레븐’은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 앤디 가르시아, 브래드 피트가 출연하면서 역대 최고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다.)
배우들의 캐스팅에서도 보듯 ‘익스펜더블’은 90년대의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람보’, 록키’ 시리즈의 실베스타 스텔론에 ‘유니버셜 솔져’ 시리즈의 돌프 룬드그렌, ‘황비홍’ 시리즈의 이연걸에 2000년대 액션 영화 ‘트랜스 포터’ 시리즈를 스타로 떠오른 제이슨 스테덤 등 액션 배우들의 총 집결체이다.
용병이 특수 임무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시나리오에서 보듯, 여느 할리우드 액션 영화가 추구하는 쉽고 단순한 액션물이다. 하지만 2010년에 한국 영화계에서는 이 같은 장르가 힘을 잃은지 오래다.
‘람보4’의 흥행 참패에서 보듯, 90년대 할리우드 식의 ‘강한 미국’ 영화는 한국 극장가에서 더 이상 눈길을 끌지 못한다.
‘익스펜더블’은 전반적으로 90년대 액션 히어로 물의 냄새를 강하게 풍긴다. 내용은 한 작은 섬의 독재장군을 제거하기 위한 과정으로, 지극히 단순하기 그지 없다. 하지만 주연들의 액션은 기대 이상의 격렬함으로 쾌감을 선사한다. 특히 환갑을 넘어선 실베스터 스탤론의 액션과 찰나이지만 몇몇 영화에서 꿈으로만 여겨졌던 ‘람보’와 ‘코만도’의 만남도 볼거리를 준다.
하지만 올해에 이미 ‘나잇 앤 데이’와 ‘솔트’류의 단순한 액션이 그저 그런 흥행성적을 기록한 것에 반해 ‘인셉션’은 500만을 돌파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에 비춰본다면, 2010년 현재 한국 관객은 단순한 헐리우드 액션물 보다는 생각할 거리가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그리고 80~90년대 액션 스타들이 한국의 젊은 세대에 더 이상 어필하지 않는 것 또한 약점으로 통한다. 영화의 주된 고객이 20대와 30대 초반이라는데 반해, ‘람보’와 ‘코만도’, ‘황비홍’, ‘유니버셜 솔져’등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은 30대 초반을 넘어선 세대에나 해당 된다.
다수의 젊은 관객은 이들이 왕년의 액션스타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이들의 만남에 대해 큰 감흥을 가지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몇몇 영화 팬들은 “람보는 알지만 ‘코만도’나 ‘유니버셜 솔져’는 모른다”고 말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한계를 넘기 위해 스텔론 외에도 ‘젊은피’ 축에 드는 스태덤 등이 투입됐지만 ‘트랜스포터’ 시리즈의 파급력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이들 액션 히어로의 총집결체인 ‘익스펜더블’이 ‘추억 마케팅’과 함께 액션 영화의 정석인 볼거리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과거 ‘람보와 코만도’ 시리즈가 나올 정도로 화제가 됐던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인기가 예전 같이 못함은 시대가 변했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사진 = '익스펜더블' 포스터]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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