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빅보이' 이대호(28·롯데)의 홈런 행진이 연일 화제다. 하지만 올 시즌 이대호의 위대함은 단순히 홈런 숫자에 그치지 않는다.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했다는 점이 이대호의 가치를 더욱 격상시킨다.
이대호는 22일 현재 109경기에 출전해 .366 154안타 41홈런 121타점 장타율 .684 출루율 .439의 놀라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직 21경기가 더 남아 이대호의 홈런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진 모르지만 현재 추세를 이어간다면 올 시즌 최종 홈런은 49개가 될 전망이다.
2003년 이승엽 이후 7년만의 50홈런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는 남은 기간 이대호의 활약 여부에 달려있지만 홈런 숫자보다 놀라운 건 이대호의 타율이다. 40개 이상의 홈런을 날리면서 3할5푼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이대호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유일하다.
예상대로 이대호가 49개로 시즌을 마무리한다면 프로야구 사상 이대호보다 홈런을 많이 친 타자는 2003년(56개), 1999년(54개)의 이승엽과 2003년(53개)의 심정수뿐이다. 당시 이승엽은 .301 .323를 각각 기록했고 심정수는 .335였다.
이대호 전 까지 40개 이상 홈런을 친 선수중에서 최고타율은 2003년 심정수였다. 이대호보다는 3푼 이상 낮다. 이대호가 올 시즌 50홈런 고지에 오르지 못해도 위대하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대호는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3할5푼-40홈런 타자가 된다. 현재까지 이대호보다 높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중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선수는 1999년의 마해영(.372)으로 35개였다.
한국보다 훨씬 프로야구의 역사가 긴 메이저리그에서도 이대호의 기록은 희귀하다. 3할5푼에 49홈런을 동시에 쳐 낸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 베이브 루스, 루 게릭, 지미 폭스, 미키 맨틀, 래리 워커 5명에 불과하다. 좀 더 수치를 높여 이대호가 올 시즌 끝까지 3할6푼을 유지한다고 가정한다면 맨틀이 탈락하고 이대호가 좀 더 대포에 주력해 50홈런을 만들어낸다면 게릭과 워커마저 제외된다.
결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3할6푼-50홈런을 달성해 낸 타자는 1920년(.376 54홈런) 1921년(.378 59홈런)의 루스와 1932년의 지미 폭스(.364 58홈런) 단 2명이다. 정교함과 장타력을 동시에 겸비하는 것은 이처럼 어렵다. 하지만 올 시즌의 이대호는 이에 도전했고 거의 근접했다. 이대호의 2010년은 이토록 위대하다.
[사진 = 롯데 이대호]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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