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손승락(넥센)이 마무리 투수 데뷔 첫 해 의미있는 기록을 만들 수 있을까.
2005시즌 데뷔한 손승락은 경찰청 제대 후 올시즌부터 소속팀으로 돌아왔다. 보직은 경찰청 입대 전 맡았던 선발이 아닌 마무리였다. 하지만 손승락은 마무리 전향에 성공하며 소속팀의 뒷문을 완벽히 틀어막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역대 최하위팀 구원왕이 될 가능성도 있다.
▲ 마무리 전향 첫 해, 구원왕 보인다
7일 현재 손승락의 성적은 48경기 2승 1패 23세이브 평균자책점 2.18. WHIP(이닝당 출루허용수)는 0.95로 이닝당 1명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특히 8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가장 적은 2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올시즌 그의 활약을 단번에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덕분에 그는 세이브 부문에서 이용찬(두산·25세이브)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최근 연일 세이브를 추가하며 이용찬을 맹추격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변수가 생겼다.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용찬이 6일 음주운전에 이은 뺑소니로 인해 불구속 입건된 것. 때문에 이용찬은 남은 시즌 출장이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는 이용찬이나 그의 소속팀 두산에게는 엄청난 악재이지만 구원왕을 다투는 손승락 입장에서는 호재일 수밖에 없다. 유일한 구원왕 경쟁자였던 이용찬이 사실상 전열에서 이탈한 관계로 손승락은 앞으로 2세이브를 추가할 경우 공동 구원왕, 3세이브를 추가하면 단독 구원왕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역대 최하위팀 구원왕 탄생하나
세이브를 올릴 수 있는 기준은 상당히 까다롭다. 그 중에서 가장 기초적인 부분은 팀이 승리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팀 성적이 좋은 팀에서 구원왕이 탄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원승을 배제하고 세이브만으로 구원왕을 정한 2004시즌 이후 포스트시즌 탈락팀에서 구원왕이 탄생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해 공동 구원왕이었던 이용찬과 존 애킨스(전 롯데)의 소속팀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구원승과 세이브를 합친 세이브포인트로 구원왕을 정했던 시절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상위권팀 중 SK 마무리 이승호는 구위 저하로 인한 부진으로 시즌 막판 선발로 돌아섰다. 삼성은 오승환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붙박이 마무리투수가 없다.
롯데는 시즌내내 불펜진으로 인해 고생하고 있는 상황. 여기에 유일하게 제 자리를 지키던 두산 마무리 이용찬까지 사실상 시즌을 마무리하며 포스트시즌 탈락팀에서 구원왕이 탄생할 가능성이 생겼다.
만약 손승락이 구원왕에 오른다면 새롭게 쓰이는 기록이 생길 전망이다. 우선 역대 구원왕 중 팀 순위가 가장 낮은 투수로 기록될 수 있다. 넥센의 7일 현재 순위는 7위. 1991시즌 구원왕 조규제를 탄생시켰던 쌍방울은 그 해 순위표에 7번째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지만 6위 LG와 승률은 같았다. 8개 구단이 되기 이전에는 최하위팀에서 구원왕이 탄생한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
121경기에서 48승 70패 3무로 승률 .397를 기록하고 있는 넥센이 지금의 승률을 유지할 경우 역대 최저 승률팀 구원왕도 손승락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가장 낮은 승률팀에서 구원왕이 탄생한 것은 1991시즌 조규제와 1989시즌 김용수(당시 MBC)의 소속팀 승률 .425였다.
비록 소속팀에게는 불명예일수도 있는 사항이지만 반대로 이는 각 팀의 마무리투수 부재 속에서도 손승락이 얼마나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진=넥센 손승락]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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