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1인자' 류현진(한화)과 '2인자' 김광현(SK)으로 마무리될 것 같았던 2010년 프로야구 다승왕 판도가 시즌 막판들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김광현의 역전극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승으로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의 향후 처지는 상당히 다르다. 9일 현재 SK의 남은 경기 수는 15경기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이 남아 있다. 반면 한화는 이보다 5경기나 적은 10경기에 불과하다. 로테이션 상 김광현이 류현진보다 최소 1회 이상 더 등판할 수 있다. 남은 게임수도 김광현에게 유리하지만 등판 일정 역시 김광현의 2년만의 다승왕에 미소를 보내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시즌 16승을 거둔 뒤 5일 쉬고 정확히 6일만인 9일 대전 한화전에 출격한다. 잔여경기 일정을 소화하느라 경기가 띄엄띄엄 치러지고 있지만 김광현의 5일 로테이션은 변함없다. 5인 로테이션으로 따진다면 앞으로 3경기 등판이지만 김광현이 그보다 더 많이 등판해 20승 고지까지 노려볼 수 있는 것도 이처럼 매일 경기가 없음에도 김광현만은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피로 누적과 팔꿈치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류현진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향후 등판 일정은 미정이고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주축 투수로 활약해야하는 만큼 선수 보호 차원에서 잔여 경기를 통째로 결장할 가능성도 있다. 사실상 꼴찌가 확정된 한화 역시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올 시즌 다승왕 경쟁에서 김광현은 늘 '추격자'였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맹위를 떨친 류현진에 비해 부상 여파로 4월 13일에야 첫 선발 등판했고 5월에는 사직 롯데전에서 3⅓이닝 8실점으로 무너지는 등 5월 1달동안 단 1승 추가에 그쳤다. 반면 류현진은 5월까지 이미 7승을 벌어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시즌 막판들어 김광현의 승수쌓기에도 가속도가 붙었고 결국 추월 직전까지 왔다. 김광현은 이미 MVP를 수상했던 2008년의 개인 최다승인 16승과 동률을 이뤄 생애 최고의 해 등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역사적인 한 해를 보냈던 류현진은 시즌 막판 제동이 걸리면서 여러 타이틀을 놓칠 위기에 처했다. 다승왕을 내 준다면 2006년에 이은 두번째 투수 3관왕의 꿈도 날아가고 1995년 LG 이상훈 이후 15년만에 달성이 가능해 보였던 20승의 위업도 사라진다. 이에 따라 이대호(롯데)와의 MVP 경쟁도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
[사진 = 다승왕이 유력해진 김광현(왼쪽)과 경쟁자 류현진]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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