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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요즘 타블로와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이하 ‘타진요’) 카페의 일부 회원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타블로의 학력 논란 전면전은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하며 확전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8월 29일 타블로가 자신의 학력과 국적 문제 등을 두고 ‘타진요’카페를 중심으로 타블로가 스탠퍼드대 석사가 아니다, 타블로가 제시한 스탠퍼드대 성적표는 조작됐다 등 사실무근의 의혹을 사실인양 유통시킨 네티즌 22명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냈고, 이를 형사 5부(부장 이명순)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반면 ‘타진요’ 카페 회원을 중심으로 타블로의 학력 논란에 대한 진상을 밝혀달라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그리고 더 나아가 국적과 병역 문제에 대한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스탠퍼드 대학, 대학원 졸업에 대해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타블로와 대학원 졸업 등 학력과 관련된 사실을 믿지 못하겠다는‘타진요’의 끝없는 대립과 갈등은 이제 검찰의 수사 시작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MBC‘스페셜’제작진의 한달여에 걸친 취재의 결과물인 ‘MBC 스페셜’(9월24일 방송예정)의 내용도 전면전을 펼치고 있는 타블로 학력논란에 영향을 미칠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타블로와 타진요의 학력이나 국적을 두고 벌어지는 진실공방은 현재 한국의 연예인, 연예인을 소비하는 팬과 안티, 대중 그리고 대중매체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노출시켜주고 있다. 연예인과 연예문화 그리고 연예인을 소비하는 대중의 인식의 현주소와 문제점이 드러내준 것이다. 이것이 일부 연예인이나 사람들이 타블로와 일부 사람들 사이에 펼쳐지고 있는 학력 논란 사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치부할 수 없는 이유이다.
지난 2003년 데뷔한 3인조 힙합그룹 에픽하이 리더 타블로는 데뷔당시 그의 학력이 화제가 눈길을 끌었다. 미국 명문 스탠포드 대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것이 알려지고 대중매체가 집중적으로 이 부분을 언급함으로서 유명성과 인지도 제고에 학력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했다. 타블로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의 학력이 유명성과 인기 확보에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연예인은 학력이 낮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배어 있다. 연예계는 학력과 상관없이 가수나 연기자 등 연예인으로서 실력과 이미지, 끼를 갖추면 스타로 성공할 수 있는데도 상당수 대중매체는 일부 연예인의 유명대학 재학이나 졸업을 보도해 눈길을 끌려고 한다. ‘명문대 출신 의사’‘명문대 출신 판사’‘명문대 출신 정치인’‘명문대 출신 언론인’이라는 말은 별로 쓰이지 않는다. 그런데 ‘명문대 출신 연예인’이라는 표현은 대중매체에 자주 등장한다. 이는 연예인의 학력과 관련된 부정적인 인식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대중매체뿐만 아니다. 일부 기획사와 연예인 역시 명문대 마케팅을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타블로의 음악보다는 스탠퍼드 대학 졸업이라는 부분이 부각됐고 이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학력문제를 두고 타블로와 타진요의 끝없는 갈등과 대립에는 스타와 연예인을 소비하는 대중과 팬, 안티의 특성이 강하게 드러난다.
이미지와 실제인물로 구축된 스타와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심리적, 사회적 시선은 소문과 악성루머의 양산을 초래한다. ‘Claims to Fame’의 저자 겜슨은 “대중은 연예인들이 실제 인물이든 가공의 인물이든 관계없이 연예인과의 반응 게임을 즐기려는 욕구가 있고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진실성이 결여돼 있고 결론도 없는 사생활적 정보를 가지고 험담(소문 및 악성루머)을 하면서 즐거움을 얻으려 한다”고 지적한다.
이 과정에서 스타나 연예인은 상처를 받지만 그것과 별개로 연예인과 스타를 소비하는 사람중 일부는 “아닌 땐 굴뚝에 연기가 났다”는 루머를 사실로 받아들이며 소문을 확대재생산한다. 타블로의 학력 논란에는 상당부분 일부 사람들의 이같은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타블로가 학력논란 대응에 철저하지 못한 것도 의혹을 확대재생산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학력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과 이를 바라보는 대중은 수많은 인식의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사실을 말했는데 왜 믿지 않느냐”고 항변하는 것은 더 많은 의혹을 초래할 뿐이다. 타블로는 힘이 들더라도 학력논란이 증폭될 때 기자회견이나 기자간담회 등의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의혹을 제기한 측과 함께 참여해 사실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대처를 했어야했다.
이제 검찰의 수사 등으로 타블로의 학력에 대한 진실 공방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분명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그 사실에 타블로와 타진요 모두 승복해야 끝없는 대립과 갈등을 끝낼 수 있다. 타블로와 타진요의 대립과 갈등이 한국 대중문화와 연예계의 진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발전적으로 승화시켜야한다.
[타블로의 학력을 두고 제기된 란이 끝없이 확대되고 있다.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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