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KBS 2TV ‘인간극장’에 출연해 혼혈 3남매를 키워 감동을 자아냈던 황모씨(40)가 8일 부산 태종대 앞 바다에 몸을 던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 28일부터 8월 1일까지 '인간극장'에서는 5부작 '아빠와 흑진주'편이 방송됐다. 당시 아이들에게 정성과 사랑을 쏟는 황씨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아빠’ 황씨는 아프리카 가나 출신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개구쟁이 혼혈 3남매를 홀로 키우고 있었다. 20년 가까이 원양어선 기술자로 일하던 황씨는 젊은 시절 가나에 머물 때 부인을 만났고, 국경을 초월한 결혼식을 올렸다.
한국인 아빠와 가나인 엄마의 사랑으로 태어난 혼혈 3남매는 엄마를 많이 닮아 뽀글거리는 헤어스타일, 까무잡잡한 피부색을 갖고 태어났지만 부모의 사랑에 밝고 씩씩하게 자랐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뇌출혈로 쓰러져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 말았다.
부인을 잃은 후부터 황씨는 난생처음 요리를 시작했고, 밥과 반찬은 물론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인 떡볶이를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 주는 등 아이들에게 온 정성을 쏟았다.
아직 혼혈에 관대하지 않은 세상의 편견과 맞서야 할 아이들이 항상 안타까웠던 황씨는 아이들에게 혼혈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혹시 모를 사람들의 놀림에 상처받지 않도록 아이들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부농의 꿈을 안고 농사를 지었지만 눈 깜짝할 새 빚더미 위에 앉게 된 황씨는 빚을 갚기 위해 새벽같이 집을 나가 일을 해야했다. 아무도 깨워주지 않는 아침에 일어나 혼자 힘으로 밥을 챙겨먹고 학교로 가는 3남매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렇듯 애틋한 부성애를 보였던 황씨의 투신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그 해맑았던 아이들은 어쩌라구요.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제 세상엔 흑진주들뿐...흑진주들을 외면하지 말길" 등의 글로 슬픔을 표현했다.
['흑진주 삼남매' 당시 방송 모습. 사진 = KBS 캡쳐]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