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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돈은 결혼을 3번 했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일본인 사오리, ‘소녀시대’ 태연과 가상결혼을 하고 ‘반품’된 후 2009년 4월 방송작가 한유라씨와 실제로 결혼했다. 정형돈은 가상결혼 내내 무심함과 불성실한 남편 콘셉트로 시청자들의 원성을 들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은 정형돈의 실제 모습이 아니다. 노래, 춤, 연기, 운동까지 뭐든 정형돈은 심하게 잘하는 근면 성실한(?) 예능인이다.
2002년 KBS 1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정형돈은 웃기는 것 빼고는 다 잘하는 캐릭터로 인식되어 왔다. 과거 개그콘서트에서 넉넉한 몸매와 느끼한 멘트를 날리는 ‘갤러리 정’으로 인지도를 얻은 후 ‘무한도전’에 당당히 입성했지만 초창기 묵언수행 수준의 존재감으로 퇴출 1순위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무한도전는 독한 캐릭터로 만들어 상황극과 리얼을 오가는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이기에 한때 ‘진상’ 캐릭터로 활동하지만 잠시 주목을 받았을 뿐 그냥 정형돈으로 쓸쓸히 돌아갔다.
정형돈은 뭘 잘한다고 나대지 않지만 일단 시키면 뭐든 잘해내는 다재다능한 모습도 큰 강점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저질 바이브레이션이라고 비난하지만 노래도 썩 잘하고, 롤러코스터’ 남녀탐구생활을 보면 연기도 수준급이다. 운동실력도 남달라 몸으로 하는 모든 것을 거의 다 잘 해낸다. 시청자들은 캐릭터 남발로 명확한 존재감이 없는 예능인보다는 평소엔 잔잔하지만 일단 하면 심하게 잘하는 숨겨진 ‘영웅’ 같은 이미지를 좋아하는 것이다. 또한 성실하게 꾸준히 하는 예능직업인 같은 모습도 보기 좋다. 잔재주만 믿고, 말로만 때우는 얕은 기교보다는 훨씬 무게감 있고, 신뢰감까지 간다.
지극한 평범함도 캐릭터가 될 수 있다는 특별한 존재감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정형돈. 그의 ‘미친 평범함’이 국민들에게 더 큰 사랑을 받기를 기대한다.
['미친 평범함'을 자랑하는 정형돈. 사진 = MBC '무한도전' 캡처, 마이데일리 DB]
함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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