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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케이블 방송사 엠넷과 소위 ‘4억 명품녀’ 김경아씨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이와 유사한 독특한 일반인 잡기에 혈안이 되있던 케이블 방송가 또한 일대 파문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논란이 된 ‘텐트인더시티’를 방송한 엠넷의 진실논란과 방송적절성 여부에 대한 심의에 들어갔다고 15일 밝혔다.
방통심의위 측은 마이데일리에 “진실 공방 여부를 떠나 방송의 적절성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를 벌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현재 방통심의위는 해당 방송사로부터 편집하지 않은 원본 녹화분을 제출 받은 상태고 향후 인터뷰 관련 자료 등을 받아 심의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엠넷과 김 씨 측은 대본의 진실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 상태다. 김 씨는 “방송이 10배쯤 내 현실을 부풀렸다”고 주장하고 나섰고 엠넷 측은 “김 씨의 출연 분량은 극히 일부분이고 프로그램 성격상 과장할 이유가 없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방송의 진실성 여부를 차치하고 이번 논란의 근원적인 잘못은 이 같은 방송을 내보낸 엠넷 측의 무사안일을 꼬집을 수 있다.
엠넷 측은 김 씨의 발언에 대해 “편집을 통해 오히려 순화했다. 그의 발언은 더욱 강한 수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방송사 측에서 말했듯 프로그램 전체의 구성에 김 씨 분량이 필요가 없었다면 왜 편집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다.
현재 케이블 방송가에서는 일반인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토크쇼가 유행이다. CJ미디어의 ‘화성인 바이러스’와 SBS E!TV ‘철퍼덕 하우스’를 비롯해 과거 스토리온의‘박철쇼’까지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프로그램은 케이블 방송사에서는 효자 프로그램으로 꼽히고 제작되고 혹은 기획되고 있다.
이 같은 일반인 토크쇼의 장점은 연예인을 섭외하는 비용의 수십분의 일로 높은 비용대비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연예인의 경우 방송 자체를 알고 소속사 등을 통해 발언의 통제가 사전에 가능하지만 방송에 익숙치 않은 일반인 출연자의 경우 제작진의 연출 의도에 의해 어느 정도 과장, 혹은 조작되는 경우도 있는게 현실이다.
김 씨 또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작진이 내가 밝힌 의도를 확대해 포장했다”며 문제가 된 키티 가방을 예로 들었다.
당시 논란이 불거지자 방송사는 “일반인의 경우 정확한 검증이 되지 않아 이 같은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명품녀’ 사태에서도 방송사인 엠넷은 김 씨를 놓고 논란이 불거지자 “일반인 출연자의 문제”라는 식으로 책임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고자 했다.
하지만 해당 방송사는 자신들이 기획 및 연출한 방송에 대해서는 응당한 책임을 져야한다. 사상초유의 개인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와 방통심의위의 심의 까지 번진 ‘명품녀’ 사태의 시작은 엠넷이 극구 부인하고 나선 ‘거짓방송’이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다.
대중들은 ‘명품녀’ 방송으로 인한 현 사회에서 느낄 대중들의 허탈감과 상대적 상실감에 거부반응을 일으킨 것. ‘4억 명품녀’라는 수식어를 붙게 만든 발언을 김 씨 본인이 의도해서 했건, 제작진의 대본으로 인해 나왔건 제작진이 사전 편집단계에서 자체적으로 그의 발언이 이끌어낼 사회적 반향을 의식하지 못했을까?
기실 이 같은 논란은 케이블 방송사의 것만은 아니다. KBS 2TV ‘미녀들의 수다’ 또한 한 여대생의 ‘루저녀’ 발언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의 권위뿐만 아니라 방송사의 명예 또한 실추시킨 사례가 있다.
또, 해당 학생은 개인 신상이 공개되면서 학교를 휴학하게 되는 등, 개인적인 파장 또한 컸다.
‘방송은 사회를 보는 창’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수익을 중시하는 케이블 방송사지만 기본적인 방송의 의무인 공익성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엠넷 측 또한 “이번 사태로 인해 방송사의 명예는 땅에 떨어졌다. 기본적인 방송의 원칙은 진실 여부만은 밝히고 싶을 뿐”이라고 자조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독특한 일반인의 출연은 이제 케이블 방송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방송 소스로 평가 되고 있다. 이들 일반인은 제작진의 의도에 맞는 프로그램의 연출과 연예인은 할 수 없는 깜짝 발언으로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낳는다.
하지만 김 씨의 사태 처럼 사회적인 공인으로 자신의 책임을 져야 하는 연예인에 반해 일반인의 경우 논란이 불거지면 개인은 물론, 가족까지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치닫게 된다.
김 씨는 실제 “한국에 살 수 가 없다. 엠넷과 네티즌 들을 고소하고 해외로 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로 케이블 방송가는 이번 ‘4억 명품녀’ 사태로 방통심의위의 심의를 받게 됐다. ‘거짓방송’이라는 오명을 벗더라도 시청률을 위해 자극적인 소재를 쫓던 제작진은 대중으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제작비용의 절감과 의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연예인 보다 낫다'고 케이블 방송서 대세로 떠오른 일반인 출연은 이제 독으로 돌아오게 됐다. 누워서 침을 뱉는 꼴이 된 것이다.
[사진 = 위로부터 텐트인더시티 中, '화성인 바이러스' 노출녀로 등장했지만 에로 배우로 활동한 사실이 전해진 전신해씨(가명)]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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