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드디어 마지막까지 왔다. 지난해처럼 3명의 투수가 공동 다승왕을 차지하는 상황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투수 3명이 다승왕 영예를 놓고 마지막까지 다툼을 벌인다.
앞서간 이는 류현진(한화)이었다. 김광현(SK)이 맹추격을 이어갔고 양현종(KIA)는 하반기들어 주춤하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류현진이 팔꿈치 통증과 피로누적으로 사실상 시즌아웃됐고 김광현이 좀처럼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사이에 양현종이 다시 급부상했다. 결국 3명 모두 16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시 원점이다.
여전히 김광현이 가장 유리하다. 남은 경기수에서 SK(13경기)가 KIA 한화(이상 6경기)보다 배 이상 많기 때문이다. 우천 취소가 되지 않고 계속 4일 로테이션을 이어간다면 김광현은 오는 19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한다. 이어 25일 문학 한화전에 또 한 번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 2승을 추가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남은 경기수는 적지만 양현종 역시 2번 더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콜론의 갑작스런 부상과 출국으로 인해 14일 잠실 두산전에 등판한 덕이다. 19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한 뒤 마지막 경기인 26일 대전 한화전에 다시 오를 수 있다.
반면 사실상 최하위가 확정된 한화 입장에서는 내년 시즌을 대비하기 위해 굳이 류현진을 등판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류현진이 다승 단독 1위에 오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향후 성적에 따라 변동되겠지만 양현종의 역전 가능성도 상당하다. SK가 빠른 시간 내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지 못할 경우 계속되는 압박감 속에 경기를 치러야 하는 김광현과 달리 이미 KIA의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돼 홀가분한 양현종은 오로지 다승왕에만 집중할 수 있다. KIA 구단 자체에서도 유종의 미를 위해 양현종의 다승왕 등극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높다.
속내는 알 수 없으나 다승왕을 대하는 두 투수의 반응도 상반된다. 김광현이 "다승왕 타이틀 같은 개인적 목표는 없고 우승 후에 개인적 목표를 이야기하고 싶다. 내 욕심이 팀 우승에 영향을 미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에둘러 표현한 반면 양현종은 "한 번 도전해보겠다. 솔직히 욕심 난다"고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김광현이나 양현종 중 1승만 더 거둔다면 2007년 리오스(당시 두산·22승) 이후 3년만에 최다승 투수가 된다. 둘 다 승수 추가에 실패할 경우에는 2000년(정민태 김수경 임선동), 2004년(배영수 레스 리오스), 지난해(로페즈 조정훈 윤성환)에 이어 역대 4번째 3명의 공동 다승왕이 탄생한다.
[사진 = 다승 공동 1위 김광현-류현진-양현종(왼쪽부터)]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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