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금아라 기자] KBS의 효자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가 해피엔딩 결말을 맺으며 브라운관을 떠났다. 종영전날까지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 갱신, 최고 시청률 45.3%(AGB닐슨)을 기록하며 맺은 화려한 퇴장이다. 우려 속에서 시작됐던 ‘제빵왕 김탁구’는 약 3개월간의 여정을 끝으로 지난해 '아이리스'에서부터 시작된 KBS2TV 수목극 불패를 이은 드라마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남길, 한가인의 ‘나쁜남자’와 소지섭, 김하늘의 ‘로드넘버원' 등 스타 배우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들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180도 뒤엎은 결과다.
'제빵왕 김탁구'는 방송 첫날부터 불륜, 고부간의 갈등, 사생아 출산, 납치 등의 자극적인 소재들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이후에도 빵을 둘러싼 주인공 김탁구(윤시윤)의 성장 스토리를 그리기 보다 김탁구를 둘러싼 주변 배경들, 김탁구를 제거하기 위한 한승재(정성모)-서인숙(전인화)의 악행, 구마준(주원)과 신유경(유진)의 복수극 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지나친 드라마적 장치가 극이 줄 수 있는 감동을 반감시킨다는 평을 얻기도 했다. 화제성에서는 성공했지만 막장드라마라는 불편한 꼬리표를 종영에 이르기까지 털어내지 못했다.
마지막 방송에서는 한승재로 인해 옥상에서 떨어진 김탁구가 난간을 붙잡아 살아나는가 하면 유경이 단 2회만에 악녀변신을 그만두고 천사 같은 모습이 되는 장면, 전날 방송분까지 김탁구에게 한없이 적의를 드러내던 구마준이 갑자기 김탁구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형성 하는 등 어색하면서도 개연성 없는 전개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주인공 김탁구가 가진 진실성과 따뜻함은 시청자들에게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눈물을 줬다. 김탁구의 한결 같은 진솔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잊고 지내야 했던 인간 본연의 감정들을 되살리고 권선징악적 코드가 주는 희열을 만끽하며 하루의 고단함을 잊었다. 거성가의 회장이 아닌 팔봉제빵점의 직원으로 돌아와 "이제 행복한 빵을 만들어 볼까"라며 소소한 행복을 택한 김탁구의 마지막 결정 역시 이러한 감동물결을 이어갔다.
배우들의 존재감 있는 연기도 눈길을 끌었다. 스타성에 의존한 것이 아닌, 가능성이 엿보이는 신예 배우들과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중견 배우들을 내세운 전략이 힘을 발휘하면서 김탁구의 시청률 상승에 힘을 보탰다. 신예에 불과했던 윤시윤과 주원 등을 주연으로 발탁, 극에 신선함과 활력을 주는 동시에 전광렬, 전인화, 장항선, 전미선 등 명품 중견 배우들을 앞세워 무게감과 안정감을 꾀했다.
비록 신예 배우들의 경우, 초반에 연기력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연기력을 보여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윤시윤은 세상의 풍파 속에서 꿋꿋하게 성장하는 김탁구의 모습을, 주원은 김탁구로부터 열등감을 느끼고 아버지의 관심을 갈구하는 구마준의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전광렬은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따뜻한 아버지상을,전인화는 팜므파탈 이색 매력을 선보였다. 그러한 배우들의 모습은 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편,‘제빵왕 김탁구' 후속으로는 비와 이나영 주연의 '도망자'가 방송된다. '제빵왕 김탁구'가 지켜온 수목극 불패가 '도망자'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첫 방송은 29일 밤 9시 55분.
[해피엔딩으로 종영한 '제빵왕 김탁구'포스터. 사진 = KBS 제공]
마이데일리 pres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