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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8인조 퍼스트, "팀내 열애요? 말도 안되요" (인터뷰)

시간2010-09-19 11:54:12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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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쿨, 룰라, 코요테 등 2000년대 초반까지 가요계를 풍미했던 혼성그룹들이 뜸해진 요즘, ‘가요계의 첫번째가 되겠다’는 포부를 안은 대형 혼성그룹이 등장했다. 일단 남자 넷, 여자 넷이라는 인원수로 압도하는 퍼스트(FIRST)는 멤버들의 쭉쭉 뻗은 바디라인부터 발레, 비보이, 미스코리아, 모델 등의 이색경력까지 무엇 하나 무심코 넘길 만한 게 없는 그야말로 ‘핫’한 그룹이다.

“남자 4명, 여자 4명인 그룹은 한국 가요계에서 저희가 처음일거에요. ‘퍼스트’는 이름 그대로 ‘첫번째로 시도된다’는 의미를 크게 갖고 있죠. 대중이 ‘왜 8명이냐, 너무 많다’가 아니라 ‘8명의 끼를 하나로 묶으니 보기 좋다, 최고다’고 생각할 수 있는 퍼스트가 될 거에요.”(라쿤)

리더 라쿤의 말처럼 퍼스트 멤버 8명은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로 활약했던 경력이 있다. 미스코리아 출신 리나와 하지, 이화여대에서 무용을 전공한 설희, 소년소녀시립합창단 출신으로 보이시한 랩이 특기인 제니 등 여성멤버들에 비보이팀 엠비크루의 리더였던 라쿤, 모델 출신의 레이와 한샘, 실용음악과를 전공해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정훈까지 8인 8색의 매력으로 똘똘 뭉쳤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전문적인 실력을 갖고 있던 8명이 모여 3년을 준비했어요. 각자 확실히 잘 할 수 있는 게 있다보니까 선생님이 없어도 서로 배울 점이 너무 많아요. 춤 잘 추는 멤버는 몸 쓰는 법을 알려주고, 노래 잘하는 멤버는 발성을 가르치고, 발레나 워킹 같은 것도 배우면서 몸의 균형를 서로 잡는 등 배울게 서로 많으니 팀내 트러블이 생길 수가 없어요.”(하지)

특히 비보이팀 엠비크루의 리더로 활약한 라쿤은 각종 비보이 대회를 휩쓴 경력 10년의 베테랑이다. 그가 남자들의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보이 세계를 떨치고 가수로 데뷔한 것은 돋보이지만 다소 의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예전부터 가수 생각은 있었어요. 그래도 중학생 때부터 같이 비보이 했던 친구들과의 의리 때문에 캐스팅 제의가 들어와도 하지 않았죠. 5년 전에는 유명 기획사에서 제의를 받아 어머니 도장까지 찍었었어요. 근데 비보이 친구들이 눈에 밟혀 끝내 거절했죠. 그 후 기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퍼스트’의 멤버 제안이 들어왔어요. 5년전 거절했던 걸 친구들이 아니까 이번엔 ‘도와줄 테니 가서 열심히 하라’고 먼저 밀어주더라고요. 그래서 저에겐 마지막 기회인 것 같아서 잡았고, 이젠 여기에 모든 걸 다 걸 차례에요.”(라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남자 넷, 여자 넷이라는 구성 때문에 팀 내 핑크빛 감정이 싹트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이에 대해 퍼스트는 “절대 그런 감정은 생길 수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3년간 연습실에서 동고동락하며 남녀에 대한 환상마저 완전히 깨져버렸다고 한다.

“처음엔 혼성그룹이래서 설레고 기대를 가진 건 사실이에요. 게다가 신기하게 여자멤버들이 전부 여중-여고-여대를 나와서 남자들이랑 어떻게 생활해야 하나 걱정도 됐었죠. 근데 같이 생활해 보니 남자에 대한 환상이 없어졌어요. 남자들 운동하고 땀 흘리는게 멋있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땀냄새 나서 서로 냄새난다고 놀리고 티격태격하고, 다리 누가 더 많이 찢나 내기하고…이젠 그냥 가족같아요.”(설희)

“팀내 열애요? 절대 말도 안되요. 어떻게 가족끼리 사귀겠어요. 너무 오래 같이 지내다보니서로 시집 장가 어떻게 가냐고 걱정해주는 사이가 됐죠. 3년이 지나니 이젠 서로 표정만 봐도 알겠더라고요.”(제니)

‘새로운 시도’라는 그룹 색깔과 달리 퍼스트의 데뷔 싱글 타이틀곡은 1980년대 혼성듀엣 ‘현이와 덕이’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너 나 좋아해 나 너 좋아해’다. 추억의 명곡을 퍼스트만의 색깔로 2010년 댄스버전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 시켰다. 친근하면서도 중독성 강한 노래와 더불어 라쿤의 일명 ‘등치기 댄스’는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다. 점프해서 등을 바닥에 내리꽂고 다시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는 이 댄스는 보는 이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춤을 보고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세요. 근데 전 아프지 않아요. 이 춤은 낙법처럼 하는 거라 보는 것만큼 위험하지 않아요.”(라쿤)

쏟아져 나오는 걸그룹, 보이그룹 열풍 속에 8인조 혼성그룹이라는 독특함으로 데뷔한 퍼스트는 신인답게 뜨거웠다. 여자만으론, 남자만으론 부족한 점을 서로 채워주고 “무대 위에서도 음양의 조화를 맞추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하는 퍼스트의 패기만큼 그들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

“처음에는 외양적인 면만 부각이 돼 대중이 선입견을 가질 수 있어요. 저희는 급하게 만들어진 그런 그룹이 아니에요. 각자의 전문 분야 위에 3년동안 나름 음악공부 열심히 했어요. 대중의 선입견을 버리게 하는 건 당연히 우리의 숙제이고, 앞으로 꼭 그렇게 할 생각이에요.”(하지)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레이-하지-라쿤-설희-한샘-제니-정훈-리나.사진=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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