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야쿠르트의 '수호신' 임창용의 2010시즌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문구다. 임창용은 시즌 초반 팀 성적 부진과 더불어 자신의 무릎 통증까지 겹치며 실력을 마음껏 선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을 넘어서며 놀라운 속도로 세이브를 추가했고 어느덧 일본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눈 앞에 두고 있다.
▲ 2010시즌 임창용, 얼마나 뛰어난가
21일 현재 임창용의 성적은 49경기 1승 2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1.40. 가장 눈에 띌 수 밖에 없는 세이브 숫자는 센트럴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부문 1위 이와세 히토키(주니치·40세이브)에 9개 뒤지고 있지만 이와세의 소속팀은 리그 1위인데 비해 야쿠르트는 5할 승률을 가까스로 넘어가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그의 세이브 숫자가 결코 적은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평균자책점과 관련해서는 양대리그 마무리투수 중 임창용이 가장 뛰어나다. 양대 리그 세이브 1위인 이와세는 2.28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본 대표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인 후지카와 규지(한신·27세이브) 역시 1.72로 임창용보다 높다.
속을 더 들여다보면 그가 얼마나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마무리투수의 첫 번째 임무는 팀 승리를 지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임창용은 자신의 역할을 100% 해냈다. 올시즌 2패는 모두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기록한 것으로 블론 세이브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상대팀을 가리지 않았다는 것도 임창용의 장점이다. '거인 킬러'라는 별칭답게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대로 10경기에서 7세이브 평균자책점 0.75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모든 팀들을 상대로 2자책점 이상을 기록하지 않았다. 센트럴리그팀 중 임창용에게 3점대 평균자책점을 안긴 팀은 없다.
여기에 임창용은 '잠수함 투수는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편견을 깨듯 좌타자 피안타율이(.136)를 우타자(.205)보다 낮다. 이닝당 출루허용수(WHIP)도 0.88로 이닝당 채 한 명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 1점대 평균자책점-日 데뷔 후 시즌 최다세이브-FA 대박 보인다
임창용은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1점대 평균자책점과 일본 무대 데뷔 후 최다 세이브, 그리고 FA 대박이 그것이다.
지난 6월 인터뷰 당시 임창용은 올시즌 목표에 대해 "1점대 평균자책점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일본 통산 100세이브가 목표였지만 시즌 초반 세이브 기회가 주어지지 않자 목표를 바꿨다.
최근 6경기에서도 7이닝 1자책 평균자책점 1.29로 안정된 투구를 이어가고 있는 임창용이기에 이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출장하는 경기만 착실히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던 임창용은 자신의 말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일본 데뷔 후 최다 세이브 경신도 가능할 전망이다. 2008시즌 일본 무대에 데뷔한 임창용은 데뷔 첫 해 33세이브를 올린 뒤 지난 시즌에는 28세이브를 기록했다.
31세이브를 기록하고 있기에 3세이브만 추가한다면 2008시즌을 넘어서 일본 데뷔 후 최다 세이브를 올리게 된다. 팀이 13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최근 분위기라면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한국 무대에서는 삼성 시절이던 1999시즌 38세이브를 올린 것이 최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한 FA 대박도 가능할 전망이다. 임창용은 올시즌을 앞두고 야쿠르트의 계약 연장 제의를 뿌리치고 1년 계약에 합의했다. 덕분에 일본의 다른 구단은 물론이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임창용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FA와 관련된 모든 사항에 대해서 시즌 후에 생각하겠다고 했던 임창용이기에 시즌 후 그는 시즌 중보다 더욱 많은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즐거운 고민이지만 말이다.
'이게 끝이다'라고 생각하며 건너온 일본. 이러한 마음가짐 덕분인지 임창용은 지난 2년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임창용은 지난 2시즌간의 활약을 넘어 일본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만들고 있다. 그야말로 임창용의 어메이징 2010시즌이다.
[사진=야쿠르트 임창용]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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