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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금아라 기자] KBS 2TV 새 수목드라마‘도망자 플랜비(Plan B, 이하 도망자)가 수목극 전쟁에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29일 밤 방송된‘도망자’는 로맨틱 코믹 액션이라는 장르적 성격에 걸맞게 코믹, 액션을 첫 방송에서부터 부각시켰다. 100억대 스케일을 증명하는 총격전과 추격전이 이어지는 화끈한 액션, 추리적 요소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여자와 돈을 밝히는 지우(정지훈)라는 중심 캐릭터를 내세워 코믹성을 극대화시켰다. '로비스트', '아이리스',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 등과 역대 작품들과는 다른, 유쾌한 블록버스터를 탄생시켜 차별화를 꾀했다.
곽정한 감독의 화려한 연출력은 여전했다. 전 연출작 '추노'가 고전 풍미를 표현하는 것에 충실했다면 '현대판 추노' 도망자는 아시아를 넘나드는 다양한 로케이션을 기본으로 현대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부각시키고자 했다. 전작에서도 선보인바 있는 고속과 저속을 오가는 촬영기법 등으로 역동성을 살렸다.
스토리 측면에서는 캐릭터간 수많은 연결고리들을 만들며 맥락을 형성해 나갔다. 사찰의 탱화도난 사건 의뢰를 받은 지우, 지우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진이(이나영), 지우를 쫓는 도수(이정진)의 행적들이 급속히 묶이면서 빠른 전개를 가능케 했다. 대사를 통해 특유의 유머를 구사하는 천성일 작가의 스타일도 고스란히 살렸다.
그러나 얼키고 설킨, 여러 이야기들과 인물들이 한꺼번에 등장, 몰입도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특히 10명에 달하는 주요 등장인물들 뿐만 아니라 까메오들이 연이어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 산만해 보였다. 배우수 비중에 있어서도 첫 회부터 이다해, 오지호, 공형진, '추노' 출연자들의 대거 출연으로 '시선몰이' 이점보다 오히려 '도망자' 고유의 매력을 감소시켰다.
배우들 연기에 있어서는 타이틀롤 정지훈의 코믹연기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지훈 자신이 평소 방송을 통해 선보였던 여유로움과 유머러스한 부분이 능청스러운 탐정, 지우를 통해 부각돼 눈길을 끌었다. 첫 회인만큼 배우들의 연기력을 논하기에 이른감이 있으나 주연 정지훈의 경우, 과도한 표현이 시트콤과 정극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는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리고 연출에 따른 것이겠지만 비의 코믹연기와 코믹상황이 아직은 부자연스럽고 들떠보였다.
6년만에 안방나들이에 나선 이나영은 첫 회에선 다소 적은 비중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완전히 선보이기에는 부족,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카메오 조연으로 나선 이다해, 곽현화 등이 오히려 감초같은 대사와 연기로 극에 재미와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방송 전 쏠렸던 기대와 '추노'가 보여줬던 설레임에 비하면 일말의 아쉬움이 남는 '도망자'. 과연 올해 KBS 수목극 불패를 이어갈수 있을까. '도망자'가 어떠한 행보로 '추노'의 그늘, 그리고 동종장르 작품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아이리스'를 넘어 보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도망자' 출연자, 비-이나영-이정진-윤진서-곽현화-조시호, 사진 출처=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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