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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많은 기대 속에 KBS수목 드라마 ‘도망자 PLAN B’(이하 ‘도망자’)가 시청자와 만났다. 30일 첫 방송한 ‘도망자’는 ‘추노’의 천성일 작가와 곽정환 PD가 다시 만드는 작품이라는 점과 외국 배우를 포함한 초호화 캐스팅, 그리고 일본, 필리핀, 태국 등의 해외촬영을 비롯한 막대한 물량공세 등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이죽일 놈의 사랑’이후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비 역시 시청자의 관심을 촉발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도망자’의 주연 비는 연기자로서 본질적인 문제인 연기의 전반에 걸쳐 문제점을 노출하며 기대보다는 실망감을 주었다. 그리고 2003년 ‘상두야 학교가자’로 데뷔할 때 가졌던 연기자로서의 초심이나 기본을 벌써 상실했나 라는 우려를 낳았다.
‘도망자’에서 바람둥이 사설탐정 지우역을 맡은 비의 연기를 보면서 떠오르는 것은 비가 연기자로 데뷔한 ‘상두야 학교가자’이형민PD의 말이다.
“가수 비가 연기를 처음 도전하는데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 오디션을 겸한 대본 리딩을 세 번 시켰는데 모두 진지하게 임했고 최선을 다해 캐스팅을 하게 됐다. 비는 스타성 뿐만 아니라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헝그리정신이 살아 있어 연기자로서도 성공한 것 같다. ‘상두야 학교가자’의 출연 당시 음반 작업도 함께 하고 있었는데 하루 2~3시간을 자면서도 미리 촬영장에 먼저 나와 준비를 할 정도였다. 비의 연기자로서 성공은 헝그리정신이 잉태한 철저한 노력이었다.”
하지만 ‘도망자’에서의 비의 연기에선 이러한 연기자로서의 초심이나 기본을 전혀 엿볼수 없을 만큼 연기에 적지 않은 문제를 노출시켰다.
가장 큰 문제는 비의 연기에는 진정성이나 생명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정형화되고 흉내내기 연기 스타일을 견지해 시청자의 가슴을 잡지 못했다. 또한 연기력의 세기나 캐릭터 소화력, 치밀하지 못한 행동만 과한 과장연기도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우선 극중 장사부(공형진)과 나까무라 황(성동일)과 전화 연결을 하며 보여준 코믹 연기는 그야말로 틀에 박힌 연기의 흉내의 냄새가 진하게 풍겼고 여자친구(이다해)와 대화하는 장면에선 공감할 수 없는 오버연기의 극치를 보여줬다.
코믹연기나 과장연기가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스토리전개, 극중상황과 상대인물, 감정의 동선 등을 정교하고 치밀하게 계산해 연기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스꽝스러운 연기로 전락한다.
시트콤에 출연한 이순재는 “시청자가 과장연기라고 느끼면 실패한 것이다. 시트콤에서도 정교하게 치밀한 연기계산이 있어야한다. 손가락 움직임 하나에도 개연성을 담보해야 코믹연기가 공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의 코믹과 과장연기는 시청자의 웃음만을 겨냥한 큰 몸짓만이 드러나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그리고 동료탐정(오지호)이 화재사건으로 죽은 뉴스장면을 보면서 흘리는 눈물 연기는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감정이 배어나는 것이 아니라 쥐어짜내듯 부자연스러운 연기 분위기가 진하게 풍기는 등 부자연스러움이 연기 곳곳에 드러났다.
그리고 그의 액션 연기는 개연성이나 필연성보다는 겉멋이 잔뜩 든 연기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동작만 클 뿐 감정은 전달되지 않아 연기의 생명력이나 진정성을 담지 못했다.
이러한 ‘도망자’의 비의 연기를 보면서 과연 비가 연기자 데뷔할 때 보였던 헝그리정신으로 무장한 철저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연기자로서 초심을 견지하고 있는지에 의심이 들 정도다.
여기에 비는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주식의 먹튀 논란과 대학원 재학을 이유로 병역연기를 한 것으로 인해 대중의 반감과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생명력 없는 연기를 보인다면 실망감만 증폭시키고 더 나아가 비의 스타성을 반감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도망자'에서 연기의 문제점 노출시키며 실망감을 안긴 비. 사진=KBS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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