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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금아라 기자]*'10년우정도 무용지물' 연예계 진실공방[금아라의 in 생각]
올해 연예계는 '진실공방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하반기만 하더라도 에이미, 신정환, 타블로, 이루, MC몽, 이상구 등 여러 연예계 인물들이 ‘맞다’ ‘아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반복하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그들과 함께 진실공방에 동참한 이들도 동업자, 언론, 전 여자친구, 네티즌, 동종업계 종사자 등 참 다양합니다.
이쯤 되면 이제 슬슬 걱정(?)이 됩니다. 연예인들이 간혹 정재계에서 일어나는 경우처럼 가족 일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기자회견을 열고, 삿대질을 하며 경찰서를 드나드는 최악의 모습을 연출하지 않을까 말입니다. 하지만 벌써 불행히도 그 전조가 보이는 듯 합니다. 가족만큼 가까웠을 10년넘은 친구간 때아닌 진실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친구가 말해줬다”VS“거짓말을 하는 친구에게 배신감 느낀다". 바로 'KBS 출연금지 문건'(블랙리스트) 발언을 했느냐, 아니냐를 두고 벌어진 김미화와 '연예가중계' 작가간의 이야기입니다.
지난 10월 26일 오전 4차 경찰조사를 앞둔 김미화의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김미화는 취재진 앞에서 “친구관계였던 '연예계중계' 작가와 대질심문을 앞두고 있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죠. 김미화의 말인즉 자신의 남편 윤승호 교수가 속한 밴드 음반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앞두고 '연예가 중계'작가이자 10년 넘게 친분을 맺어온 친구인 이모 작가에게 취재의사를 물어봤더니 ‘PD가 김미하는 출연금지 문건(블랙리스트)이 있어서 출연이 어렵다’고 해 이를 그대로 트위터에 올렸고, 이에 격분한 KBS가 자신을 고소, 경찰조사를 통해 '연예가중계' PD와 작가가 발설자임을 알아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음날인 27일, 김미화로부터 발설자로 지목됐던 '연예가중계' 작가가 PD와 동행한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작가는 ‘자신은 김미화에게 남편이 일반인이어서 연예정보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기에는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취재가능성이 없음을 알렸을 뿐, 출연금지 문건(블랙리스트)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한적이 없으며 김미화 본인이 상황이 심각해지자 불법 녹취, 조작까지 하면서 자신을 이용하고자 했기 때문에 소송까지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간의 진실공방은 작게보면 주변에서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친구간의 다툼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조사 발표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을 통해 대중을 포섭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너무나 억울한 마음을 참지 못해서, 그래서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해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넷 상에 글을 올려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마음에는 십분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그러한 방법들은 혼란을 안겨줘 불쾌한 기분만 들게 할 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합니다. 경찰로부터의 공식발표도 나지 않은 시점에서 온갖 추측과 설만 난무하고 본인의 진실만을 주장하는 것은 대중의 호응을 얻기는커녕 밥그릇 싸움으로만 보입니다. 이 공방에 한쪽은 방송인으로서의 인생이 걸려있고 한쪽에는 작가로서의 생명이 걸려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진실을 모르는 상황이니 한쪽 혹은 양쪽은 필사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대중은 그들이 눈물을 글썽여도, 굳은 표정에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도 냉랭한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혹여는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진흙탕 싸움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반감을 살 뿐이지요.
지리했던 경찰조사가 마무리되고 결과가 조만간 발표된다고 하니 김미화, KBS, '연예가중계' 작가 간의 얽힌 공방의 윤곽은 곧 잡힐 것입니다. 검찰 송치후 추가조사가 이뤄지던지 기소가 이뤄지던지 어느방향으로든 결정이 나겠지요. 그러면 자연히 두 사람의 위치도 결정될 것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공방이 일어나기 전과 같이 돌아갈 수 있을지, 중국 고사에 나오는 관중과 포숙아처럼 회복된 우정을 얻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요.
김미화와 KBS간의 공방에, 작가까지 더해져 이리저리 기자회견장을 기웃거리고 여러 발표문을 정리한 지 어느덧 4개월이 되어갑니다. KBS 출연금지 문건(블랙리스트)존재 여부가 어쩌다 '10년지기' 친구사이도 갈라놓게 됐는지, 마치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수 없는 모래구덩이처럼 그들을 옥죄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기자회견을 연 김미화, '연예가중계' 홈페이지. 사진 = 마이데일리DB, '연예가중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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