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한상숙 기자]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삼성 라이온즈 배영수는 결국 일본 프로야구 도전을 택했다.
배영수는 구단과 1차 협상을 앞두고 일본 진출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에 삼성은 "일본 구단 측 입장도 있을 것이다. 일본 측과 협상 기한이 끝날 때까지는 지켜볼 예정"이라고 배영수의 의견을 존중했다.
배영수는 자신의 일본 진출을 두고 고심을 거듭했으나 "적당한 시기를 보고 있었다.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고, 확신이 들자 앞뒤 안 보고 '가 보자'는 결정을 내렸다"고 일본 진출을 선언한 까닭을 밝혔다.
이어 "어릴 때부터 미국이나 일본 등 외국에서 운동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부터 정체기를 맞아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의 변화를 겪게 됐다.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느낌? 올 시즌 끝나고 많은 고민 끝에 최종 결정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일본 진출을 타진하는 위험부담도 안고 있었다. 배영수는 "더 좋은 실력을 갖췄을 때 가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최고의 상태에서 정점을 찍고 가는 것도 아니고, 완벽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최고의 조건을 원하지도 않는다. 내가 뛰는 곳이 1군이 될지, 2군이 될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어떤 일이 닥치든 하나씩 풀어간다는 생각으로 내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깊은 고민을 내비쳤다.
현재 일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역시 배영수에게 많은 힘을 실어줬다.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즈),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이범호(소프트뱅크 호크스) 등은 그에게 열심히 준비하라는 조언을 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는 12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부의 조언은 배영수의 결심을 확고하게 굳히는데 큰 힘이 됐다.
배영수는 "여자친구가 젊을 때 해 볼 수 있는 건 다 해보라고 응원해줬다. 일본가면 고생이라고 말했는데 괜찮다고, 편하게 결정하라고 말해줬다. 이제 결혼도 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기 때문에 책임감이 크다. 결혼하면 성적도 더 좋아져야 하지 않나. 나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예비신부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나의 멋진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 섞인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을 아예 배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기존 일본 진출 선수들과 비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는 "다른 선수들처럼 몇십억원을 받고 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계약 문제는 에이전트에 일임했다. 돈을 벌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니까 신중하게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나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거기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이제 삼성에서 다시 자리잡아 가는데 또 모험을 하느냐는 말도 많다. 그런 말은 되도록이면 신경쓰지 않으려고 한다. 내 인생은 내가 살아 가는 것이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무엇보다 배영수가 바라는 것은 자신의 재기였다. "지난 2003년부터 내가 버벅거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환경이 바뀌면 사람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에게 변화를 주고 나를 벼랑끝까지 몰 생각이다. 절벽 위에서 떨어질 수도, 다시 기어 올라 정상을 밟을 수도 있다. 큰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할 수 있는지 나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배영수의 목소리에는 절박함과 깊은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배영수]
한상숙 기자 sk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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