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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어?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 이잖아. 저 가수 누구야. 이문세와 색다른 맛인데. 기분 묘해지네.”
최근 서울역 인근을 지나다 한 제과점에서 흘러나오는 장재인의 ‘가로수 그늘아래서면’을 듣던 친구가 나에게 건넨 말이다. 요즘 이처럼 길거리 뿐만 아니라 음원사이트나 방송 등에서 인기가 높은 것이 엠넷 ‘슈퍼스타K2’에서 마지막 3명안에 포함됐던 장재인의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이다. 이것은‘슈퍼스타K2’가 워낙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것도 하나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장재인의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은 ‘슈퍼스타K2’끝난 뒤에도 또 다른 측면에서 눈길을 끈다.
‘가로수 그늘아래서면’은 19세의 장재인보다 먼저 태어난 곡이다. 지난 1988년 발표된 이문세 5집 앨범에 ‘광화문 연가’‘붉은 노을’과 함께 수록된 노래가 ‘가로수 그늘아래서면’이다. ‘가로수 그늘아래서면’은 이문세의 노래를 거의 대부분 작사, 작곡했던 故이영훈이 작사, 작곡한 노래로 1980년대 후반 당시 10~30대의 가슴에 애잔한 파장을 일으키며 큰 사랑을 받았다.
30~50대들이 요즘 노래방에 가면 이 노래를 애창곡으로 부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서정적인 노랫말과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데다 대중의 정서에 울림이 큰 파장을 남겨 임재범, 이승철 등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해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9월 24일 방송된 ‘슈퍼스타K2’에서 TOP8 멤버들은 이문세의 명곡들로 두번째 본선 무대를 꾸몄다. 이날 장재인이 무대 중앙에 앉아서 통키타를 치며 부른‘가로수 그늘 아래서면’은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을 들으며 10~30대를 보냈던 30~60대 중년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의 여운을 남겼다. 이 노래를 부른 이문세가 말한“통기타 연주를 잘 소화했다. 초반에 눈물이 났다”는 소감에 담김 감회는 중장년층 시청자들도 오롯이 느낀 것이다.
물론 이날 장재인의 ‘가로수 그늘 아래서면’에 대해 심사를 했던 이승철과 엄정화가 “자신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감점 요인이었다. 가사의 느낌이 멜로디와 합쳐지지 않았다”“전 무대에 비해 힘든 느낌이다”혹평을 한 것도 공감을 했지만 장재인의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은 중장년층에게는 젊은 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그리고 젊은층에게는 서정성 짙은 노래라는 의미로 다가가며 귀를 잡았다.
‘슈퍼스타K2’가 끝난 뒤 장재인의 ‘가로수 그늘아래서면’은 이런 이유로 여전히 중장년층과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으며 음원차트의 상위를 차지하는 등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엄청난 인기를 얻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장재인이라는 신세대 참가자가 과거의 대중음악에 새로운 느낌과 분위기를 담아 개성적인 창법과 보이스로 소화한 것은 대중음악의 향수층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음악의 다양성, 세대간의 이해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순기능을 한 것이다. 이때문에 장재인과 그녀가 부른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이 의미있는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가로수 그늘 아래서면'을 부른 장재인.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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