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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배우 류승범이 제대로 터트렸다.
영화 ‘부당거래’(감독 류승완)가 개봉 8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흥행 가도에 들어섰고, 황정민(철기 역), 류승범(주양 역), 유해진(석구 역) 이들 세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력에 영화팬들은 연신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악마적 유머', 한마디로 웃음을 책임진 ‘주양’ 검사 역의 류승범. 그는 이번 ‘부당거래’를 통해 조울증을 의심할 정도로 극과 극의 심리 상태를 가진 검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연기라면 충무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류승범의 연기지만, ‘부당거래’에서 그의 연기는 각별했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부당거래’의 분위기를 극 중 ‘공수사관’(정만식 분)과 함께 큰 웃음을 선사한다.
그가 내뱉은 명대사만 해도 10여 개에 달한다. 극 중 ‘주양’이 내뱉은 대사는 수 많은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화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을 간추려 보면 아래와 같다.
“공수사관님! 일 좀 제대로 합시다. 제가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려요!!!!!”(일 제대로 못하는 부하 공수사관에게 90도 각도로 허리를 숙인다), “자꾸 나랑 라이벌 관계를 만들려고 하지마~ 내가 겁이 많아서 검사가 된 사람이야”(자신의 비리를 파헤치는 경찰‘철기’에게), “머리가 좋아서 검사가 됐는데 쉽게 잊겠어?”(용서를 부탁하는 ‘철기’에게), “아 검찰이 경찰을 불편하게 하면 안되지! 아주 큰 실수를 할 뻔 했어 내가”(경찰 수사를 파헤치는 ‘주양’을 ‘공 수사관’이 말리자), “골프장 분위기 아주 스페셜하구만??(부동산 업자의 접대 골프를 받으며), “사랑합니다!!”(부장 검사가 나가자)
한 명의 배우가 작품 안에서 수 많은 이 처럼 수 많은 명대사가 화제가 된 것은 드문 일이다. 어찌보면 평범할 수 있는 이들 대사를 류승범은 독특한 억양과 상황 묘사를 통해 다시 만들어 냈다.
하지만 류승범은 이번 연기에 대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스스로 납득되어야 연기를 하는 타입인데, 애를 많이 먹었다. 사건이 구조적인 문제에서 시작됐는데 이해가 안됐다”고 고충을 전했다.
조직생활을 한 적이 없는 류승범에게 검사 내부 혹은 경찰과 검찰간의 대립에서 벌어지는 조직간 계층간의 대립은 그에게 생소했던 것.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조직생활을 배울 수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 같은 고민이 밑거름이 됐을까? ‘부당거래’에서 류승범은 빛났다. 절친한 황정민은 물론, 절대적인 존재감 유해진과 삼각편대를 이루면서 ‘연기 올림픽’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어떤 역할을 맡겨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류승범의 신뢰감은 주연 임창정을 잡아먹은 '만남의 광장'에서 지뢰 밟고 변 보는 명장면으로 시작해, 올해만 해도 벌써 ‘방자전’과 ‘부당거래’가 두 번째 작품일 정도다. 조만간 그의 세 번째 출연작인 ‘페스티발’이 조만간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조연이 아닌 주연급 배우가 한 해에 3편의 영화에 출연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류승범은 ‘부당거래’에서 제대로 이름값을 해 냈다. 앞으로 류승범과 연기하는 상대는 남자든 여자든 긴장 해야겠다.
[사진 = 마이데일리DB, CJ엔터테인먼트]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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