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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금아라 기자] “한방 노리기엔 많은 시간 겪었죠”
배우 박민영(24)은 언제까지나‘거침없이 하이킥’의 그녀일 줄 알았다. '하이킥’성공 이후 4년간 '아이엠 샘', '구미호', '자명고' 등 꾸준히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탓에 대중에겐 '하이킥의 강유미' 로만 오롯이 기억된 그녀. 그러나 최근 박민영은 새로운 꼬리표를 달았다. 바로 얼마전 종영한‘성균관 스캔들'의 잘금 4인방 중‘대물’ 김윤희다.
“처음엔 뭐 걱정뿐이었죠. 남장여자인 윤희를 중심으로 사건들이 진행됐기 때문에 '잘 하면 중심을 잘 잡은 거고 못하면 독박을 쓰겠다'는 생각에…(웃음). 다행히 예쁨을 받아서 연기할 때마다 즐거웠어요”
박민영 외에도 박유천, 송중기, 유아인 등 비슷한 또래들이 주요 4인방으로 모인 '성균관 스캔들'은 한자릿수 시청률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15%대까지 도달하며 쾌조의 성적을 냈다. 밤샘 촬영과 전국각지를 오가는 고된 촬영일정에도 모든 고달픔을 덜게한 최고의 소식이었고 박민영에게는 무엇보다 이를 함께 만들고 누릴 수 있는 동갑내기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가장 즐거웠다.
“한번에 3시간 이상 자보질 못했고 집에 간 적도 손으로 꼽을 정도였어요. 쪽잠이라도 잘 수 있는 차 안이 천국이었죠. 그러한 상황에 동갑내기 배우들이 있어 의지가 많이 됐고 연기에 있어서도 자극제로 작용했죠. 앙상블이 좋게 잘 나고 남자애들(박유천, 송중기, 유아인)의 매력이 높아질수록 괜시리 뿌듯해지기도 했어요. 약간의 엄마마음 정도랄까(웃음)"
박민영은 ‘성균관 스캔들’ 촬영기간중 여배우로서는 흔치않은 복(?)을 누리기도 했다. 박유천, 송중기, 유아인 세 남자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음에도 여성 시청자들로부터 질타 어린 시선을 받기 보다 오히려 덩달아 귀여움을 받았기 때문. ‘귀요미 윤희’, ‘박민영 햄토리’ 등 극중 그녀의 모습을 지칭하는 여러 검색어들이 이를 반증한다. 이에 대해 박민영은 “귀엽게 봐 주신 덕택”이라며 “사실 감독님과 작가님은 촬영기간중 인터넷을 하지말라고 선부탁을 하시기도 했다”고 웃으며 고백한다.
“제가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만 한다면 예뻐해 주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희는 사랑스러운 캐릭터지만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또 그 가운데서도 밝고 건강한 아이거든요. 그래서 뭘 먹을 때도 허겁지겁 양볼이 터지도록 먹을 수 있고 남자들이 얼짱 각도로 화면에 나올 때 제일 이상해 보이는 각도로도 아무렇지 않게 얼굴을 들이밀수도 있는 면이 필요했어요. 복장에 있어서는 아예 포기를 했죠. 압박붕대를 하고 촬영하는 반년동안 6벌을 돌려가며 입었고 마스카라도 어림없었어요. 기생 분장이 있을 당시, 처음으로 제대로 차렸는데(준비하는데)1시간 반이 걸리니 그간 편한거에만 익숙해있던 터라 나중엔 못 견디겠더라구요”
연기에 대한 열정에 있어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박민영도 그러나, 2006년 첫 데뷔작에서 첫 성공을 거둔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꾸준한 활동에도 그 전과 다른, 대중의 외면을 받았고 출연이 예정돼 있던 작품들도 여러 사인들로 인해 무산되자 적지않게 상처를 받았다. 그렇게 시작된슬럼프, 고통스러운 나날들이 계속됐다."'하이킥'을 통해 운좋게 데뷔했지만 그때 인기는 제 것이 아니었어요.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뭐든지 다 이뤄지고 뭐든지 될 줄 알았는데 슬럼프에 빠지면서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죠.”
그러던 중 당찬 여인,‘성균관 스캔들’ 김윤희가 시야에 들어왔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독박’이라며 모진 각오를 하고 만난 김윤희는 그간 잊고 지냈던 연기에 대한 갈증을 불러일으켜 줬다. 예상치 못한 첫 경험을 호되게 치르고 났음에도 박민영은“그 시간들이 있어서 '성균관 스캔들'을 만났고 그랬기에 가장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회고한다.
“이젠 작품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결코 들뜨거나 ‘내가 인기가 많아서’라는 자만도 없게 됐어요. 20대 초반에 그 시간이 있어서 한걸음 성장한 것 같다고 할까. 스태프들의 고생도 보이고 그 외의 많은 것들이 시야에 들어오더라구요. 인간으로서도 성장했다는 생각도 들고...이젠 더 이상 안주하려고 앉아있지 않을 거에요. 마음을 놓는다는 건 올라갈 곳이 없다는 뜻이니까요”
쉽없이 차기작을 정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오래 전, 박민영은 공포영화 ‘고양이’ 출연을 확정짓고 미련없이 ‘김윤희’를 보내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빠르게 변하는 대중의 입맛이 무엇인지를 찾고 동시에 제 연기력을 다져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영화에 대한 첫 도전이고 신인 딱지를 떼기도 전에 겁없이 나서는 것이기도 하고… 영화출연은 모험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연기자로서 스펙트럼을 넓히고 좋은 결과물로 스스로에게도 부끄럽지 않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그렇다면 이제 막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큰산을 넘고 또다른 도약을 꿈꾸는 박민영의 최종목표는 뭘까. “매순간, 진정성 가지고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박민영이 웃으면 웃게 되고 울면 울게 된다'라는 말을 듣는게 바람이에요. 톱스타요? 한방을 노리기에는 많은 시간을 겪은 것 같아요. 소신을 갖고 매순간 진심으로 연기를 한다는 시선들이 쌓인다면 ‘성균관’ 시청률처럼 보이지 않을 만큼 잘금잘금 올라 어느순간 저절로 대중의 머리속에 자리가 잡지 않을까요?”
[배우 박민영.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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