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큰 대회, 특히 첫 경기마다 종종 발목을 잡았던 골키퍼 불안이 광저우에서도 재연됐다. 수문장 김승규의 실수 하나가 남북전 패배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8일(한국시각) 중국 광저우 웨슈산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예선 C조 1차전에서 일방적인 공세를 퍼 붓고도 한 번의 세트피스 수비 실수로 0-1로 석패했다.
전반 중반까지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나선 북한 수비수들을 페널티박스 안에 몰아넣고 7대3이 넘는 볼 점유율로 공격을 주도했지만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되려 한 번의 세트피스 실수가 뼈아픈 실점으로 이어졌다.
전반 35분 오른쪽 측면에서 내 준 프리킥을 처리하려 김승규가 골문을 비우고 튀어 나왔으나 공중볼 착지 지점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김승규에 앞서 북한 선수 머리에 맞은 볼은 아크 정면에 서 있던 리광천에 연결됐고 리광천이 넘어지면서 아예 텅 비어 있는 골문에 가볍게 집어넣었다.
U-17 대표팀 시절부터 주전으로 맹활약하며 될성부른 떡잎으로 평가받았던 김승규는 차세대 한국 골문을 지킬 특급 유망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날은 첫 경기에 의한 긴장 때문인지 결정적인 실수로 패배를 자초하고 말았다.
현재 국내 최고 수문장으로 평가받는 정성룡 카드가 불발된 것이 못내 아쉬운 장면이었다. 수비수와 수문장은 경험이 자산. 그동안 많은 국제 대회에서 한국의 와일드카드는 대부분 수비수와 골키퍼에 집중됐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홍명보 감독 역시 정성룡의 와일드 카드 발탁을 원했었다. 하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포스트시즌 일정이 겹치는 소속팀 성남 일화가 정성룡 차출에 난색을 표하면서 정성룡 카드는 불발됐다.
안정감 있는 수문장 없이 국제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날 실수를 범했지만 여전히 누구보다 재능이 뛰어난 김승규나 못잖게 전도유망한 백업골키퍼 이범영의 분발이 절실한 까닭이다.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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