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신인왕은 모든 신인들의 로망이다. MVP는 언제든 기회가 열려있는 반면 신인왕은 평생 단 한 번 밖에 기회가 없다는 희소성도 있다.
9일 현재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신인왕 1순위는 단연 이정현(안양 인삼공사)이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그는 팀내 주포 역할을 하며 경기당 16.2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정현은 신인왕은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 방성윤(서울 SK)과 김주성(원주 동부)을 넘어 역대 신인왕 중 최고 득점을 노려볼만하다.
▲ 이정현, 팀내 주득점원으로 맹활약… 신인 중 '군계일학'
KT&G에서 인삼공사로 새롭게 출발한 그들이지만 상황은 지난해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시즌 8위를 기록했던 인삼공사는 9일 현재 2승 8패로 울산 모비스와 함께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악재가 겹친 탓이다. 지난해 6강 탈락팀 중 유일하게 광저우 아시안게임 농구 국가대표에 2명(김성철, 박찬희)이 차출됐으며 베테랑 가드인 은희석마저 부상으로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인삼공사를 웃게 만드는 사람이 바로 이정현이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그는 데뷔 첫 해부터 팀내 주축선수로 자리 잡았다. 이정현은 데이비드 사이먼(평균 18.1점)과 함께 팀내 주득점원 역할을 하고 있다.
김성철 공백이 팀에게는 위기였지만 이정현에게는 기회였다. 그리고 그는 이 기회를 살리고 있다. 이정현이 기록하고 있는 평균 16.2점은 전체 득점 순위 1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혼혈선수를 제외한 국내선수 중 이정현보다 높은 평균득점을 기록 중인 선수는 김효범(SK·17.5점), 서장훈(인천 전자랜드·16.3점), 윤호영(동부·16.2점)뿐이다. 한 때 국내 선수 득점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현재도 이들과 근소한 차이다.
이정현은 본인의 실력과 충분한 기회라는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며 올시즌 신인 가운데 군계일학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 신인왕과 역대 최고 득점 신인왕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신인왕 변수는 팀 동료 겸 신인왕 경쟁자인 박찬희다. 그가 아시안게임에서 돌아온 후의 활약에 따라 이정현 신인왕 수상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까지 신인왕 후보 1순위가 이정현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정현은 신인왕과 함께 역대 신인왕 최고 득점 기록도 노려볼만하다. 역대 신인왕 중 가장 높은 평균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05-06시즌 방성윤. 그 시즌 방성윤은 경기당 17.2점을 기록했다. 김주성은 02-03시즌 경기당 17.0점을 기록해 2위에 올라있다. 3위는 98-99시즌 신기성(전자랜드·당시 나래)으로 경기당 12.9점.
신인왕에는 개인 성적 못지 않게 팀 성적도 중요하다. 실제로 서장훈은 98-99시즌 경기당 25.4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지만 신인왕 수상에 실패했다. 서장훈의 당시 소속팀 SK는 8위에 머문 반면 신기성이 이끈 나래는 정규시즌 4위에 이어 4강 플레이오프에 들었다.
07-08시즌에도 함지훈(상무·당시 모비스)이 개인 성적은 더 뛰어났지만 팀을 6강으로 이끈 김태술(당시 SK)에게 밀려 신인왕을 타지 못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상위권팀에서 눈에 띄는 신인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정현이 현재 활약만 이어간다면 신인왕 수상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정현에게 호재도 많다. 많은 신인들은 프로 데뷔 첫 해 체력관리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는다. 반면 올시즌에는 아시안게임 휴식일이 2주 가량있어 체력 보충을 할 수 있다.
반면 유일한 경쟁자라고 볼 수 있는 박찬희는 국가대표에 차출되며 휴식기간이 거의 없다. 여기에 이미 10경기를 뛴 이정현과 달리 프로에 대한 적응기간도 필요하다.
아시안게임 이후 김성철의 합류도 이정현에게 나쁜 소식만은 아니다. 슈터인 김성철의 복귀로 인해 공격 기회가 줄어들 수도 있지만 현재 이어지는 상대팀들의 집중 견제가 분산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이정현이 현재 활약은 이어가며 신인왕은 물론이고 역대 최고 득점 신인왕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 역대 신인왕 한 시즌 최고 평균득점 TOP3
1. 방성윤(05-06시즌) 17.2점 (전체 16위)
2. 김주성(02-03시즌) 17.0점 (전체 16위)
3. 신기성(98-99시즌) 12.9점 (전체 20위 밖)
* 이정현(10-11시즌) 16.2점 (전체 15위, 9일 현재)
[신인왕은 물론이고 역대 신인왕 중 데뷔 시즌 최고 득점까지 노리고 있는 인삼공사 이정현. 사진제공=KBL]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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