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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요즘 강동원(29)이라는 배우를 알게 된 팬이라면 그가 모델 출신이었다면 믿을까?
강동원이 지난해 말 ‘전우치’와 올 초 600만 관객을 돌파한 ‘의형제’를 본 사람들이라면 이 사실을 믿기 힘들 것이다.
그 정도로 강동원의 연기는 이제 30대에 접어든 배우라 믿기 힘들 정도로 깊이가 있었다. 모델 출신으로 긴 팔다리와 작은 얼굴, 그리고 어딘가에 그늘이 있는 조각 같은 마스크와 양쪽 눈의 크기가 다르지만 우수가 담겨 있는 눈빛.
이 같은 강렬한 비주얼은 장난스런 히어로 ‘전우치’는 물론, 어디에도 발 붙일 곳 없는 남파 공작원인 ‘의형제’까지 강동원 말고 다른 사람이 이들 역할을 맡는 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데뷔 초 모델 출신으로 비주얼 중심의 배우가 되리라 생각했던 다수의 편견은, 10 여편 가량의 작품을 한 지금은 강동원을 한 명의 ‘연기파’ 배우라 칭해도 누가 뭐랄 사람은 없다.
특히 고수와의‘꽃미남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초능력자’에서는 더 빛을 발한다. 강동원은 ‘초능력자’에서 이름도 없는 그저 ‘초인’이라 지칭된 역할을 맡아 너무나 암울한 매력을 발산한다. 저음의 목소리에서 나오는 아우라와 비장한 표정연기, 자신의 존재 자체에 회의를 가지는 초능력자 자체에 강동원의 캐스팅은 모자람이 없었다.
거기에 스스로 제안한 곱슬머리에서 시작된 비주얼까지, ‘초능력자’의 상영 내내 강동원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영화 투톱이고 고수의 출연 비중이 훨씬 많은 이 작품이지만 강동원의 존재는 그야말로 ‘미친 존재감’이다.
강동원은 “지금까지 해온 연기가 뭔가에 쫓기고 억눌려 있었다면, ‘초능력자’는 그야말로 마음껏 놀 수 있던 무대”라고 이번 작품의 의미를 전했다.
이제는 ‘연기파 배우’라 불러도 되냐는 질문에 강동원은 “연기를 못할 것 이다는 시선들이 그나마 ‘저놈 좀 하네’ 정도로 바뀐 정도입니다”라고 손사래를 친다.
2003년 드라마로 연기 데뷔를 해 8년간 활동하면서 강동원은 10여 편의 영화를 찍었다. 곧 공익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해야 하는 그는 2년간의 공백이 생길 전망이다. 군 복무에 대해 “공익인데 현역이신 분들에게 죄송해 할 얘기가 없다”고 최대한 말을 아끼던 그는 한창 물이 오른 연기의 단절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단호하게 대답한다.
영화인들이 말하는 강동원은 요즘 배우답지 않게 스스로 나서서 모든 것을 하고, 직접 제안하고 영화를 만드는데 동참하는 배우다. 흥행 성적을 떠나서 이처럼 스스로 모든 것을 하는 배우를 어느 감독이 반기지 않을 수 있을까?
강동원을 지칭해 ‘꽃미남 배우’라고 부른다. 그 정도로 그의 비주얼은 압도적이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느낀 것은 그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다.
자신을 ‘이제 시작하는 배우’라고 말하며 겸손함을 보이는 그의 영화 내공의 결정체이자 2년 공백 전 마지막 작품이 될 영화 ‘초능력자’는 10일 개봉해 관객들에게 심판을 받게 된다.
개봉을 앞둔 그에게 ‘초능력자’의 기대에 대해 물었다. 그의 대답은 여느 배우의 그것과는 달리 확신에 차 있었다.
“이번 영화에서 저는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습니다. 만약 관객에게 외면을 받게 된다면 제 능력이 떨어져서겠죠. ‘전우치’를 지금 시점에서 보면 부족한 점이 많듯이 이번 ‘초능력자’도 똑같을 겁니다. 그게 저 자신이 발전하는 모습이고 제 연기가 나아졌다는게 아닐까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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