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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 영화 ‘시’의 이창동 감독이 올해도 ‘청룡상’ 불참을 선언했다.
청룡영화제 측은 10일 오후 오는 26일 열리는 ‘제31회 청룡영화상’의 후보자(작)을 발표했다.
하지만 ‘제63회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과 ‘대종상’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각본상 등 4관왕 ‘영평상’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시’의 이름은 여우주연상 후보인 윤정희를 제외 하고는 찾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청룡상’ 측은 “이창동 감독이 시상식 불참의사와 함께 작품을 보이콧해 여주인공 윤정희를 제외한 다른 부문에서는 후보작에서 제외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청룡상 측에 따르면 이 감독은 직-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불참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룡 측은 “감독과 제작사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보이콧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배우의 노력을 헛되이 하고 수상 권리까지 박탈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윤정희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렸다”고 윤정희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린 이유를 전하면서 이창동 감독과 제작사 파인하우스 필름의 정치적 색깔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청룡상’은 대표적인 보수 성향 언론사인 조선일보사가 후원하고 자매사인 스포츠조선이 주최하는 행사로, 이창동 감독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부터 2004년 초까지 문화부 장관을 재임한 영화계의 대표적인 진보인사다.
이 감독은 2002년작 ‘오아시스’를 시작으로 ‘청룡상’을 보이콧 해 왔다. ‘오아시스’ 제작자는 명계남으로 그 또한 문성근과 함께 '노사모' 출신이자, 진보인사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 후 2007년 ‘밀양’ 당시도 이 감독은 ‘청룡상’을 보이콧 했으며, 이번 ‘시’로 세 번째 보이콧 사태를 맞게 됐다. 하지만 세작품 모두 작품, 감독상 등 스태프상과는 관련이 없었으나, '오아시스'의 문소리, '밀양'의 전도연은 참석했고, '시'의 윤정희도 참석할 예정이다. 윤정희의 경우는 '청룡영화제'에 수년간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으로 활동해온 인연이 있다.
이창동 감독의 ‘시’는 ‘제 63회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을 비롯해 대종상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각본상 등 4개 부문, 영평상에서는 최우수 작품상과 각본상의 2개 부문을 수상하며 올해 국내 영화제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고 있다. 이감독이 불참의사를 밝히지 않았더라면, 작품상 감독상 등의 후보에 올랐을만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 감독과 조선일보와의 정치적인 대립은 불참 사태를 낳게 되면서 ‘청룡상’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인 윤정희를 제외하고 ‘시’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진보와 보수의 대립이 영화제에서까지 벌어지게 된 것이다. 영화팬과 일반 시민으로서는 '누가 옳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불참 사유가 '정치적 이유'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눈쌀이 찌푸려지게 됐다.
▲최우수 작품상-아저씨, 이끼, 의형제, 전우치, 하녀
▲감독상-강우석(이끼), 이정범(아저씨), 임상수(하녀), 장훈(의형제), 최동훈(전우치)
▲남우주연상-강동원(의형제), 박희순(맨발의 꿈), 원빈(아저씨), 이병헌(악마를 보았다), 정재영(이끼)
▲여우주연상-김윤진(하모니), 서영희(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수애(심야의FM), 윤정희(시), 전도연(하녀)
▲남우조연상-고창석(의형제), 류승룡(시크릿), 오달수(방자전), 유준상(이끼), 유해진(이끼)
▲여우조연상-강예원(하모니), 나문희(하모니), 류현경(방자전), 유선(이끼), 윤여정(하녀)
▲신인남우상-고수(백야행), 송새벽(방자전), 송중기(마음이2), 최다니엘(시라노:연애조작단), 최승현(포화속으로)
▲신인여우상-심은경(퀴즈왕), 이민정(시라노:연애조작단), 조여정(방자전), 지성원(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한혜진(용서는 없다)
▲신인감독상-강대규(하모니), 권혁재(해결사), 김광식(내 깡패 같은 애인), 김형준(용서는 없다), 장철수(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촬영상-이모개(악마를 보았다), 이모개(의형제), 이형덕(포화속으로), 최영환(전우치)
▲조명상-강대희(이끼), 김성관(전우치), 오승철(악마를 보았다), 유영종(포화속으로), 이철오(아저씨)
▲음악상-김준성(심야의FM), 김태성(시라노:연애조작단), 모그(악마를 보았다), 신이경(하모니), 심현정(아저씨)
▲미술상-박일현(방자전), 양홍상(아저씨), 이하준(하녀), 조화성(악마를 보았다), 조화성(전우치)
▲기술상-박정률(아저씨), 장진(특수분장), 정도안-이희경(악마를보았다), 정도안-이희경(포화속으로), Azworks(전우치)
▲각본상-김대우(방자전), 김현석(시라노:연애조작단), 이정범(아저씨), 장민석(의형제), 최관영(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사진 = 이창동 감독, 시-밀양-오아시스]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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