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저우 강지훈 기자] 8년만의 아시아 정상 정복을 노리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3일(한국시각) 대만과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 조별예선 B조 첫 경기를 앞두고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한 가지 불안요소를 쥐고 있었다.
다름아닌 에이스 류현진의 컨디션 난조였다. 사실상 시즌 막판 팔꿈치 피로가 누적되면서 등판하지 않아 2개월 가까이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류현진의 경기 감각은 정상이 아니었다. 부산 소집훈련에서 치른 연습경기 때도 난조를 보여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정작 대만을 상대로 4회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는 등 6이닝 5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의 쾌투를 펼쳐 6-1 완승을 이끌었다.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도 난적 대만을 제압한 '괴물'다운 투구였고 에이스다운 모습이었다.
잠자고 있던 괴물을 깨운 것은 바로 조범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믿음이었다. 조 감독은 "류현진 선수가 1회초를 3자범퇴로 마무리하고 1회말 추신수 선수가 2점홈런을 곧바로 때린 게 승리의 비결"이라면서 "류현진 선수가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어서 걱정스런 마음이 있었지만 믿었다. 대회에 들어서 긴장감을 갖고 던진다면 정상 컨디션을 보일것으로 생각했는데 믿고 등판시킨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류현진에 고마움을 전했다.
실제로 류현진이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이지 못할 때도 조 감독은 "대만전 선발은 류현진"이라고 못 박고 결코 흔들리지 않으면서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류현진의 컨디션 저하를 걱정하는 시각이 있을 때도, 윤석민, 봉중근, 정대현, 안지만의 계투진을 마련하는 와중에서도 "(류)현진이가 6이닝은 책임져 줄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류현진은 이날 정확히 6이닝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이 첫 경기 선발이라는 부담감을 갖고 있을 때 역시 직접 포수 미트를 끼고 공을 받으면서 "OK" 사인을 냈다. 류현진이 "시즌 때만큼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자신감을 보였을 때가 바로 조 감독이 OK 사인을 낸 직후였다.
감독의 든든한 믿음을 등에 업은 에이스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류현진이 점점 '괴물'의 면모를 되찾으면서 한국의 금메달도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류현진. 사진 = 광저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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