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광저우 강지훈 기자] 그동안 유달리 와일드카드와 악연이 이어졌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김정우(27·상무)가 마침내 스스로의 힘으로 악연의 고리를 끊었다.
김정우는 15일(한국시각)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16강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해 전반 20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흠 잡을 데 없는 활약이었다.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도 수비에 비중을 둔 중국에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하던 한국은 김정우의 '한 방'으로 완전히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전반 20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조영철이 찔러 준 땅볼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집어넣어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본연의 임무인 홀딩 미드필더의 역할도 충실히 해 냈다. 김정우가 폭 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예봉을 미리 차단하자 구자철은 박주영과 마음껏 포지션 체인지를 전개하면서 공격에 전념할 수 있었다. 김보경-조영철 등 날개들이나 풀백들이 오버래핑할 때도 뒷 공간을 메우면서 한국의 8강 진출을 견인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의 8강 진출을 이끌었던 김정우는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 와일드카드 차출이 예상됐으나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마침내 와일드카드로 차출돼 병역혜택의 기회를 얻었으나 악연은 이어졌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경고만 잇따라 받아 축구팬들의 비난 속에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들어 김정우는 맏형이자 핵심 미드필더로서 진가를 과시하고 있다. 이제는 병역 혜택과는 관계없지만 후배들을 잘 추스르면서 팀워크를 강화하고 있고 구자철-윤빛가람 등 공격적 재능이 뛰어난 미드필더들을 위해 든든하게 뒤를 지켜주고 있다. 좀처럼 와일드카드로는 재미를 보지 못하던 한국에 김정우가 새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결승골을 터트리고 기뻐하는 김정우. 사진 = 광저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