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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혜수 “내가 영화제 MC를 보는 이유는, '절박함' 때문…” (인터뷰)

시간2010-11-17 07:28:58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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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엣지녀’라 불리며 한국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인 배우 김혜수.

고등학교 시절에 데뷔해 국민 여동생을 거쳐 최고의 톱스타로 방송과 영화를 넘나들며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그가 의외의 고충을 털어 놓았다.

한석규와 주연한 영화 ‘이층의 악당’에 관한 인터뷰를 가진 김혜수는 데뷔 이후 ‘배우’의 삶을 살면서 가졌던 고민을 전한 것. 심지어 김혜수는 15년 전 한석규와 함께 한 영화 ‘닥터봉’에 대해 “내가 한 작품 중 못나게 한 영화”라는 깜짝 놀랄 이야기까지 털어 놓았다. ‘닥터봉’은 김혜수에게 무려 두 개의 영화제 여우 주연상을 안긴 작품이다.

김혜수는 “(‘닥터봉을 찍을 당시는) 로맨틱 코미디도 질려 있던 시기였다. 나에게는 똑 같은 대본에 역할만 오던 시기였고, 한석규 오빠와 처음 영화를 찍는 것도 나에게는 자괴감 뿐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1986년 영화 ‘깜보’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김혜수는 1990년대 중반 ‘첫사랑’(1993년작)과 ‘남자는 괴로워’(1995년)등을 통해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배우’로써의 만족도는 낮았던 것.

그는 심지어 “어느 시상식이었나 기억은 나지 않는데 갑자기 나를 호명했다. 그 당시 같이 주연한 한석규에게는 아무런 상이 가지 않았고, 나에게는 주연상이 돌아왔다”고 당시 수상에 대해 직접적으로 안타까움을 전하더니 “수상 소감은 담담하게 했지만, 정작 마음 속에는 “왜 저에게 이런 상을 주시는 모르겠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털어 놓았다.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닥터봉’으로 상을 받은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언제나 최고의 스타일 것 만 같았던 김혜수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정작 영화계에서는 외면받는 적이 많았다”고 진솔한 이야기를 밝혔다.

김혜수는 “대중의 편견보다 영화계의 나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 ‘김혜수는 탤런트야’, ‘김혜수는 브라운관용’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영화하는 사람들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괄시하던 시기였다”고 아쉬움을 털어냈다.

하지만 김혜수는 이제 스크린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스타다. 주연/조연을 포함해 무려 30편의 영화가 그의 필모그래피를 채우고 있고, 수상 내역 또한 각종 영화제에서 열 손가락을 넘는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김혜수의 화려함 뒤에는 수면 밑 에서 열심히 발을 젓는 백조같은 노력이 뒷받침 됐다.

김혜수는 “내가 영화제 시상식 MC를 보기 시작한 이유도 주류 영화계 관계자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서였다”고 깜짝 고백했다.

대중은 각종 시상식에서 ‘파격 노출’ 혹은 ‘엣지있는 의상’으로 김혜수의 화려한 모습을 기억하지만 정작 그는 영화제 참여를 통해 자신이 직접 영화계와 끈을 잇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펼쳤던 것이다.

“영화계 관계자들과 접촉을 하려고 해도 김혜수라는 배우에게는 너무 힘든 일”이라고 말문을 연 그는 “내가 잘 할 수 있는게 뭘까라는 고민을 했고, 그 결과 각종 시상식 MC를 자청하게 됐다”고 영화제MC로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김혜수는 ‘자신이 가장 못나게 한 영화’인 ‘닥터봉’에 이어 15년 만에 한석규와 재회한 ‘이층의 악당’(감독 손재곤)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에서 김혜수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딸 하나를 둔 싱글맘 ‘연주’역을 맡아 집에 숨겨둔 보물을 찾으러 들어온 사기꾼 냄새 가득 나는 자칭 작가 ‘창인’(한석규 분)과 한판 연기 대결을 펼친다.

“배울게 너무 많았고, 영화를 찍는 자체가 즐거웠다”고 김혜수가 만족감을 표한 영화 ‘이층의 악당’은 오는 25일 개봉된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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