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중국 광저우 강지훈 기자] 결전의 날이 왔다. 홍명보판 '판타스틱4'가 16년 전 우즈베키스탄에 당한 충격의 패배를 설욕할 날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각) 중국 광저우 톈허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을 치른다. 16년 전 홍명보 감독과 서정원 코치의 금메달꿈을 물거품 만들었던 상대를 16년만에 재회한다.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8강전에서 숙적이자 개최국 일본을 만나 치열한 명승부 끝에 '일본 킬러' 황선홍 현 포항 감독의 원맨쇼로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 상대는 한 수 아래로 평가된 우즈베키스탄.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부상으로 결장한 이 경기에서 한국은 27-4의 압도적인 슈팅수를 기록하고도 단 1골도 집어넣지 못한데다 후반 19분 상대의 기습적인 중거리슈팅에 차상광 수문장의 실수가 겹치면서 통한의 0-1 패를 당했다. 우즈베키스탄은 결국 결승에서 중국을 4-2로 완파하고 아시안게임 첫 출전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6년만에 상영되는 복수극의 주인공은 '판타스틱4'다. 와일드카드 성공역사를 써 나가고 있는 박주영(25·AS 모나코)과 김정우(28·상무), 한국 축구 향후 10년을 책임질 구자철(21·제주)과 조영철(21·니가타)이다.
4명이 빚어내는 시너지 효과는 상당하다. 박주영 가세 전 측면 공격에 애를 먹었던 조영철은 박주영이 수비진을 휘젓고 다니면서 뒷공간을 침투하는 게 원활해 지면서 중국과의 8강전에서 1골 1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김정우는 구자철이 공격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후방 지원에 여념이 없다. 구자철과 박주영은 수시로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줄기차게 허물어뜨리고 있다.
팀워크도 좋고 동기부여도 잘 돼 있다. 박주영은 홍 감독으로부터 '핵심 전력'이라는 평을 듣고도 "구심점은 구자철"이라고 못 박고 "(구)자철이를 돕겠다"라고 강조했다. 박주영의 강조가 어찌나 반복됐는지 "구자철의 '구'는 구심점의 '구'"라는 농이 나돌 정도다. 전매특허인 프리킥 상황에서도 "구자철을 믿고 맡긴다"고 신뢰를 보냈다.
중국전에서 아쉽게 득점을 놓치고 "점수차가 커서 부담없는 상황이라 나도 모르게 득점을 노리면서 힘이 들어갔다. 자숙하겠다"고 자신감이 가득한 농담을 던진 구자철은 "모든 선수들이 (박)주영이형과 (김)정우형을 편하게 생각한다. 특히 주영이형에게 (지)동원이와 (박)희성이가 정말 많이 배우고 있다. 정우형은 온순한 성격이신데 팀에 애정어린 이야기로 이끌어 주신다"고 화답했다.
김정우는 후배들의 재능을 하나하나 칭찬하면서 "톈허스타디움이 조별예선 때 경기장보다 넓어서 (조)영철이 같은 윙어가 제 기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조영철이 "병역 혜택을 받고 J리그보다 더 큰 리그로 나아갈 포부를 꿈꾸고 있다"고 장밋빛 미래를 설계하자 구자철이 "아직 기뻐하긴 이르다. 8강, 4강 계속 나아갈 경기"라고 고삐를 조인다.
절정의 기량으로 치닫는 선배와 가파른 성장세의 후배, 해외파와 국내파, 공격수와 미드필더, 득점과 조율이 조화된 '판타스틱4'가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얼마나 흡족한 결과물을 내놓을지 이제 개봉박두다.
[사진 = 홍명보호의 '판타스틱4' 박주영-김정우-조영철-구자철(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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