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양준혁하면 어떤 수식어가 떠오르십니까?"
前 삼성 라이온즈 선수이자 야구계의 전설인 '양신' 양준혁이 자신은 '기록의 사나이' 보다는 '1루까지 전력질주'라는 수식어를 갖고 싶다고 전했다.
양준혁은 19일 서울대학교 문화관 중강당에서 '위기에 맞서는 담대한 도전'이라는 주제로 서울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 야구 선수가 서울대에서 강연을 하는 것은 지난해 박찬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강의에서 양준혁은 "양준혁하면 '노총각' 그러던데 여러분들은 무얼 떠올리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때 청중 속에서 '한효주'라는 말을 듣고 잠시 놀란 가슴을 부여잡았던 양준혁은 "내가 지금 대한민국 야구계에서 최고의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기록의 사나이'보다는 '1루까지 전력 질주'라는 말을 듣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양준혁은 "신인 2,3년차쯤 됐을 때 미국 루키 리그 캠프에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어떤 선수가 볼넷인데도 1루로 전력질주 해서 슬라이딩하더라. 참 희한한 놈이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 선수한테는 그 게임이 메이저리그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고 했어야 했더라"라고 회상했다.
또한 양준혁은 "우리 팀에 왔었던 메이저리그 선수에게 왜 그렇게 다들 열심히 뛰냐 물어봤더니 그 친구가 '야구는 신과 같은 존재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신을 모독하는 것이다'라고 하더라. 그 말이 인상 깊었다"라며 닫시 받았던 느낌을 전했다.
양준혁은 당시 느낀 감정과 함께 "타율 3할과 2할9푼9리는 다르다. 열심히 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의 차이다. 그래서 나는 1루까지 전력질주하게 됐다. 그러면 상대 수비가 당황하게 되고 그때문에 몇번 이긴 적도 있었다"라며 직접 사례를 들기도 했다.
"진정한 프로는 모든 어떤 상황에서든 열심히 진짜 최선을 다해서 뛰는게 진정한 프로"라고 말한 양준혁은 "지금까지 만년 2인자로 살아왔다.솔직히 지금은 어느 1인자 한테도 부럽지 않다. 오히려 나보다 뛰어난 선수가 있으면 그 친구를 내리기보다는 더 밀어줬던 그런 역할들을 해왔었고 그게 쌓이다보니까 나중에는 대한민국 모든 기록을 제가 제가 갖고 올 수 있었던 것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양준혁은 "어느 하루는 '양선수는 1,2,3루 혹은 홈 중에서 지금 어디에 있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2루 베이스에 슬라이딩하려는 그 시점인것같다. 지금은 사회에 나왔지만 제 2의 야구 인생은 앞으로 1루까지 전력으로 뛰듯이 진짜 홈까지 항상 전력으로 열심히 뛸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전해 청중들의 우레같은 박수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강의를 마쳤다.
[양준혁.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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