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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중국 광저우 특별취재반] 아시안게임이 종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대회의 '꽃'인 육상이 그 열전을 더해가고 있다. 이번 대회 육상에 걸린 금메달은 총 46개. 이중 인도의 스리다란에게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연상케하는 소중한 금메달이어서 화제다.
인도의 프리야 스리다란(28)은 21일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여자 1만m 결선에서 31분50초47로 들어와 동료 카비타 라우트를 57초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스리다란은 2위로 들어온 팀동료 라우트를 껴안고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가족의 삶이 나아지게 돼 다행이다. 내가 자랑스럽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녀에게 금메달은 삶의 목적이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수단이다. 인도 남서부 케랄라주 물라카남의 극빈층 출신인 스리다란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오빠가 가족을 부양하며 어렵게 살았다.
지독하게 가난한 생활이 이어지던 중 스리다란은 13세에 자신의 육상 재능을 발견했다. 이후 그녀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뭄바이 빈민가에 사는 남자주인공 자말이 생계를 위해 퀴즈쇼에 출연하듯 가족의 생계를 위해 기회가 되는대로 육상대회에 출전했다.
전문코치 하나 없이 마구잡이로 뛴 그녀는 2007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500m와 5000m, 1만m 우승을 휩쓸며 육상계에 이름을 알렸다. 중거리인 1500m와 장거리인 1만m는 주법이나 레이스 운영 방식이 모든 것이 다르지만 스리다란은 우승 상금을 위해서 닥치는 대로 뛰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만m에 출전한 스리다란은 25위에 그치자 전문 코치를 고용해 훈련을 시작했다. 그녀의 실력은 급성장했고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그 결실을 맺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스리다란은 약 12만 5000달러(약 1억 4000만원)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1인당 국민소득의 100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가족을 위해 달리기 시작한 스리다란은 이제 아시아 최고가 됐다. 밀리어네어를 꿈꾸며 그녀는 이제 2012 런던 올림픽을 위해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조이고 있다.
[인도 스리다란.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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