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기적은 없었다. 하지만 남자농구 대표팀은 후회없는 한 판 승부를 펼치며 자랑스러운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6일 중국 광저우 인터내셔널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개최국 중국과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에서 71-77로 패하며 은메달을 따냈다.
결승전 결과를 떠나 이번 대회에서 남자농구 대표팀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오랜기간 대표팀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주성이 "오랜만의 결승 진출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최근 남자농구 대표팀의 국제 대회 성적은 좋지 않았다. 지난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4강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만약 결승 진출을 넘어 금메달까지 획득한다면 '화룡점정'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금메달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결승전 시작 전부터 여러가지 어려움이 예상됐다. 상대가 아시아 농구 최강인 동시에 홈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는 중국이었기 때문. 전날 여자 농구 결승전에서도 중국의 홈 어드밴티지는 한 눈에 보일 정도였다. 여기에 하승진마저 좋지 않은 몸 상태로 제대로 뛸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이러한 악조건만으로 금메달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중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따낸 기억도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 김주성 역시 "큰 바위를 깨고 말겠다"고 말하며 열의를 불태웠다.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만리장성은 역시 높았으며 석연치 않은 판정도 이어졌다. 이러한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4쿼터 막판 연이은 3점포로 3점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중국 대표팀의 전직 NBA리거인 왕즈즈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쨌든 2002년 부산에서의 기적과 같은 역전승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고 종료 부저가 울리자 환호한 것은 중국 대표팀이었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결과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모든 어려움을 뚫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대표팀의 모습은 침체돼있는 프로농구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쿼터 중반 역전에 성공하자 환호하는 대표팀. 사진= 광저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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