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일본인 남녀 4000명이 꼽은 올해의 인물, 故박용하 이름도
올해 일본인들에게 '희로애락(喜怒哀樂 :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감정을 선사한 대표 아이콘은 누굴까? 일본 전국 민방 라디오 100개사가 조사하는 '라디오 de 랭킹 퍼슨오브더이어 희로애락'이 올해도 발표돼 눈길을 끌고있다.
11월 25일 오전 5시부터 26일 오전 0시에 걸쳐 전국 라디오청취자 남녀 총 4008명의 응답으로부터 집계한 이번 조사에서, 일본인들에게 기쁨을 선사한 '희(喜)'의 대표 아이콘으로 일본 축구대표팀 혼다 게이스케 선수가 335표를 획득하며 1위로 선택됐다.
혼다는 월드컵 카메룬전에서 골을 넣어 16강 달성에 공헌했고, 덴마크전에서 무회전 프리킥을 성공시키는 등 활약한 것이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혼다를 꼽은 이유로는 "올 한해 가장 가슴을 뛰게 만들어준 인물", "말한 것을 반드시 실행해보인다는 점이 훌륭하다" 등이 있었다.
2위는 지난해 1위를 차지했으며, 올해도 통산 3500안타, 10년연속 200안타 등 대기록을 달성한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마리너스의 스즈키 이치로가 311표를 얻으며 차지했다. 3위는 가수 겸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165표), 4위로는 월드컵에서 일본 대표팀을 지휘한 오카다 다케시(116표)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올해 일본인들을 가장 분노하게끔 만든 인물은 누굴까? '노(怒)' 부문에서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한 인물은 바로 현직 일본 총리인 간 나오토 총리다. 간 총리는 무려 702표를 획득하며 2위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395표)를 크게 따돌리며 1위에 올랐다.
간 총리를 선택한 이유로는 "기대가 매우 컸던만큼 실망도 크다", "조금 더 리더쉽을 발휘해 국민 시선에 맞춘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 등이 차지했다. 3위로는 오자와 이치로 전 민주당 대표가 오르며 1위부터 3위를 모두 여당 정치인이 독점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 센고쿠 요시토 현 관방장관(6위, 189표)과 야나기다 미노루 전 법무장관(8위, 69표)도 상위랭크에 올라 현 일본 정치에 국민들의 불신감이 높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 밖에 4위로는 각성제 흡입 및 함께 있던 여성이 사망한 사건으로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든 배우 오시오 마나부(256표), 5위는 '베쓰니' 사건 복귀 후에도 가는 곳마다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여배우 사와지리 에리카(244표)가 차지했다.
올해 일본인들을 눈물짓게 만든 '애(哀)'의 대표 아이콘으로는 자작곡 '화장실의 여신'으로 NHK 홍백가합전 출연을 달성한 가수 우에무라 가나가 702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꼽혔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23세까지 할머니와 지낸 추억을 담담히 읊어내려가는 노래에 일본인들은 많은 감동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에무라를 선택한 사람들 중에는 "노래를 듣고 정말 좋아했던 할머니를 떠올렸다" 등 자신의 추억을 떠올렸다는 코멘트가 많았다.
2위는 9월 급사한 원로 코메디언 타니케이씨가 올랐고, 3위는 4월 지주막하출혈로 생을 마감한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기무라 다쿠야 코치가 차지했다. 한편 전 니혼햄 감독 및 야구해설자를 겸했으며 10월 담낭암으로 별세한 오사와 케이지(5위, 88표), 배우 후지타 마코토씨(9위 45표)에게도 추모의 메시지가 모였다.
6위로는 60표를 획득하며 지난 6월 자살로 안타깝게 세상을 뜬 배우 박용하의 이름이 올랐다. 박용하의 죽음은 한국 뿐 아니라 일본 열도에도 그 울림을 전하며 도쿄에서 열린 헌화식에 1만 4천명의 팬이 몰리기도 했다.
반대로 일본 열도를 가장 즐겁게 만든 락(樂)의 대표인물에는 누가 꼽혔을까? 그 주인공은 특유의 말투로 일본 안방을 웃음의 도가니로 만든 '개그맨보다 웃긴 전장 카메라맨' 와타나베 요이치씨가 차지했다.
178표를 획득한 와타나베 씨를 선택한 이유로는 "목숨을 걸고 전장의 비참한 실정을 촬영하는 사람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형성되는 갭이 재밌다", "한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전쟁의 비정함을 알리기 위해 한몸 바치는 것처럼 보인다" 등이 있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NHK 인기 대하드라마 '료마전'에서 주연을 맡기도한 가수 겸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2위에 꼽혔다. 후쿠야마는 '희' 부문 3위와 동시에 '락' 부문에서도 134표로 높은 순위에 올라 인기를 증명했다.
이연승 기자
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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