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백솔미 기자] 일본에서의 한국 가수들의 인기가 뜨겁다. 주전자의 물이 펄펄 끓어 뜨거운 수증기를 내뿜는 것 처럼 한국 가수들이 일본 팬들에게 그 뜨거운 매력을 사정없이 발산하고 있다.
2010년 하반기 일본에서 대히트쳤던 걸그룹 소녀시대, 카라에 이어 최근에는 짐승돌 비스트가, 8일에는 또 다른 짐승돌 2PM이 일본의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 일본에 간다. 한국 가수들이 일본에서 이정도의 인기와 성공을 거둘수 있었던 이유에는 무엇이 있을까. 일본팬들은 한국 가수들의 어떠한 모습을 최고로 꼽았을까. 지난달 28일 방문했던 일본에서 머리와 피부로 느낀 생생한 생각이다.
일본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많고 북적거린다는 하라주쿠와 시부야에서 한국 가수들의 노래를 접하기는 어려운 게 아니다. '이랏샤이마세' '아리가또' '곤니찌와' 속에서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익숙한 멜로디와 가사는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그러다 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일본인을 우연찮게 보면 더 없이 행복하다.
시부야의 타워 레코드는 한국에 있는 매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이다. 들어가는 입구 상단에는 비스트의 사진이, 입구에 발을 들여놓으면 카라가 나를 반갑게 맞이한다. '미스터'를 부르며 엉덩이 춤을 열심히 췄던 카라의 의상을 입은 마네킹 5명이 떡 하니 버티고 서있다.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광경이 멀고도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카라를 지나 위를 잠시 올려다봤더니 또한 '장관'이다. 마침 이날 첫 쇼케이스를 하는 비스트와 곧 쇼케이스를 하는 2PM의 사진이 허공을 장식했다. 놀란 가슴을 누르고 옆으로 눈을 돌리자 매장 한 켠에 비스트의 공간이 마련돼있다. 비스트의 사진이 한쪽 벽면을 메웠고 일본팬들은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연신 미소를 띄운다.
1층에 이어 5층에는 일본에서 데뷔했거나 인기가 있는 한국 가수들의 앨범을 모두 모아놨다. 실물 크기의 판넬과 포스터를 붙여놓아 일본에서의 한국 가수들 인기를 한눈에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코너에서 발을 떼지 못하고 여기 기웃 저리 기웃하는 어린 일본팬을 만날 수 있었다. 20대의 일본 여성팬들이 생각하는 한국 가수들의 매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물어보니 남성 그룹에 대해서는 "남자답다"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상대적으로 한국 가수들보다 덩치도 작고 여성스러운 일본 가수들이 갖고 있지 않은 매력이라고 설명까지 했다. 오사카에 사는 마키(22) 씨는 "한국 가수들의 무대를 보고 있으면 열심히 하고 있는 그 열정이 그대로 전해진다"며 "절로 힘이 나고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고 같이 춤추고 싶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2NE1이 블랙아이드피스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것에 깜짝 놀랐다"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한국 가수들이 하는 것이 너무 좋고 지금의 일본에서 케이팝(K-POP) 붐은 2011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며 현재 일본에서의 한국 가수들의 붐이 거품이 아니라고 확신하는 모습을 보여 나를 뿌듯하게 했다.
또 "보아나 동방신기가 이미 일본 가요계를 닦아놨기 때문에 이후에 데뷔하는 한국 가수들은 조금은 쉽고 빠르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뒤를 2PM과 비스트가 잇지 않을까"라고 한다.
또 신 메뉴인 2PM 오리지널 칵테일, 한정수량의 2PM 스페셜 컵받침 증정 등 2PM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일본팬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기만을 기다렸다.
하라주쿠와 시부야를 거닐며 만난 일본팬들은 한국 노래와 한국 가수의 실력을 높이 샀다. 노래도 잘 하고 춤도 잘 추며 무대에서의 그 뜨거운 열정을 최고로 뽑았다. 일본으로 데뷔하는 어린 아이돌 가수들이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낯선 사람들 앞에 서는 것 자체가 얼마나 떨리고 긴장될까.
그 압박을 이겨내고 일본 신문에 '미각(美脚)'이라는 타이틀로 대서특필된 소녀시대, 음악방송은 물론이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본팬들을 사로잡고 있는 카라, 일본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신성 비스트, 그리고 일본팬들을 접수할 일만 남겨놓고 있는 2PM까지. 현재 일본에서 가장 핫하고 인기와 관심을 받고 있는 이들 그룹이 바다 건너오니 마치 내 동생처럼 이렇게 자랑스러울수가 없다.
[비스트의 일본 팬(위), 시부야에 위치한 2PM카페의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DB,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마이데일리 pres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