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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저물어 가는 2010년을 정리하며 한해 동안 세간의 입에 오르내린 화제의 '女시리즈'를 한 곳에 모아봤다.
유독 홍보녀가 득세한 올해, 서울 홍대 부근에서 트럭을 타고 계란을 파는 미모의 여성이 나타나 화제가 됐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계란 장수와는 전혀 다른 예쁘장한 외모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렸고 그녀의 사진은 인터넷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며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특히 '홍대 계란녀'의 트럭에는 의문의 인터넷 사이트 주소가 적혀 있었는데, 네티즌들이 확인한 결과 '계란녀'의 정체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홍보 모델이었다. 네티즌들은 "속았다"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계란녀'는 이어지는 '홍보女 시리즈'의 시작에 불과했다.
▲ 압구정 사과녀
지난 10월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는 벤치에 앉아 낱개로 포장된 사과를 파는 긴 생머리의 미녀가 등장했다. 그녀의 외모에 이끌린 시민들은 사과를 구매하기도 하고 사진을 찍어 가는 등 '압구정 사과녀'의 미모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이후 밝혀진 '압구정 사과녀'의 정체는 바로 힙업 미용기기의 홍보 모델이었다. 또 그녀가 팔던 사과에 적혀 있던 문구 '여자들이여 사과하라'는 이 미용기기 판매 업체의 광고 문구인 것도 확인돼 네티즌들에게 또 한번 실망을 안겨줬다.
이쯤 되자 네티즌들도 더 이상 미모의 '홍보녀'에 속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을 했다. 하지만 명동 거리에 무료로 바나나를 나눠주는 미인이 등장하자 네티즌들은 또 다시 "누굴까?"하는 심정으로 관심 가졌다. 인형 같은 외모의 '바나나녀'는 얼굴뿐 아니라 S라인 몸매도 눈에 띄었는데 사실 '바나나녀'의 주인공은 레이싱 모델 이은서였다.
결국 '바나나녀' 역시 '홍보녀'인 게 드러났지만 독특한 홍보 전략이 눈에 띄었다. 영화 '페스티발'의 '홍보녀'인 '바나나녀'가 여러 물건들 중 하필 바나나를 나눠준 건 바로 바나나가 남성을 상징하는 과일이었기 때문이라고 영화 관계자는 설명했다. 영화 '페스티발'이 섹시 코미디를 표방한 영화라 수많은 과일 중 '성'(性)을 연상시키는 바나나가 선택된 것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선 수많은 '월드컵녀'가 주목 받았지만 그 중에서 으뜸을 뽑으라면 단연 '파라과이 응원녀' 라리사 리켈메라고 할 수 있다. 리켈메는 월드컵 기간 중 풍만한 가슴 사이에 휴대폰을 꼽고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녀의 인기는 파라과이 뿐 아니라 전세계로 퍼져나가 월드컵 이후에도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급기야 지난달 말에는 한국 결혼 정보업체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고 5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한국 남성 3명과 데이트를 즐기기도 했다.
'베이글녀'란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선뜻 그 의미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베이글? 빵을 파는 여성인가?'란 생각을 했지만 '베이글녀'의 숨음 뜻은 '베이비 페이스'+'글래머 몸매'를 의미했다. 즉 실제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동안 얼굴과 글래머러스 한 몸매를 지닌 여성을 지칭했다.
연예인 중에는 배우 한지우가 드라마 촬영 중 교복을 입고 찍은 사진으로 단숨에 '베이글녀'로 떠올랐다. 한지우는 투명한 피부와 큰 눈망울로 청순한 얼굴을 지녔지만 교복으로도 감출 수 없는 섹시한 몸매를 지녀 많은 남성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한지우 외에도 신민아, 강예원, 유인나 등이 대표적인 '베이글녀'로 불리고 있다.
▲ 경희대 패륜녀
우월한 외모로 눈길을 끌었던 '女'들이 있었던 반면 씁쓸함을 안겨줬던 '女'도 있었다. 지난 5월 '경희대 패륜녀' 사건이 대표적인데 한 여학생이 교내 환경미화원에게 먹다 버린 우유팩을 치우지 않았다며 심한 욕설과 막말을 해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다.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경희대 패륜녀'는 직접 환경미화원을 찾아가 사과했지만 사람들은 명문대 여학생이 벌인 예의 없는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했고, 이후 환경미화원의 정당한 처우와 대학생의 성숙한 의식 등이 논의 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발전했다.
▲ 노량진녀
'패륜녀'가 우리에게 씁쓸함을 안겨줬다면 '노량진녀'는 따뜻함과 용기를 전해줬다. '노량진녀'는 정부가 임용고시 사전예고제를 도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노량진녀'로 불린 차영란 씨는 1년동안 임용고시를 준비하다 시험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 임용 계획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노량진녀' 차 씨는 임용고시 학원이 몰려있는 노량진을 찾아 '사전예고제' 도입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였고 인터넷에 끊임 없이 글을 올려 여론의 충분한 공감대를 얻어냈다. 결국 '노량진녀'의 노력 끝에 정부도 문제 개선의 필요성을 느껴 제도를 개선했고, 많은 임용고시 수험생들 역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
'차도녀'는 '차가운 도시 여자'를 의미하는 신조어로 연말 들어 유행처럼 너도 나도 '차도녀'를 외쳐댔다. '차도녀'는 깐깐하고 도도하면서도 은근히 엉뚱한 매력도 갖춰야 사랑 받는 '차도녀'라고 할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김남주, 김사랑, 이수경, 이나영 등의 여배우들이 '차도녀'란 애칭을 얻었다.
이들은 드라마 속에서 자신의 일에 당당하고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데도 주저하지 않지만 마음 한 켠에는 따뜻함을 지녀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진다. 최근에는 '차도녀'에 맞서 '따뜻한 도시 여자'를 의미하는 '따도녀'가 떠오르기도 했다.
[홍대 계란녀(맨 위 사진 왼쪽). 압구정 사과녀-명동 바나나녀-베이글녀 한지우. 차도녀 김사랑, 김남주, 이수경(맨 마지막 사진 왼쪽부터). 사진 = 디비씨홀딩스, 아침, 한지우 블로그, 마이데일리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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