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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상욱 객원기자] 손흥민의 소속팀인 함부르크 SV가 전반기 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2-1의 승리를 거두며 후반기 라운드 반전을 기대케 했다.
함부르크는 12월 18일 새벽(한국시간) 벌어진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 원정 경기에서 전반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들어 엘예로 엘리아가 선제골을 넣었고 곧바로 이고르 데 카마르고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중반 피오트레 트로코프스키가 직접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성공시켜 2-1의 승리를 거뒀다.
다른 팀들보다 먼저 17라운드 일정을 치른 탓에 아직 정확한 전반기 라운드 순위가 확정된 것 아니지만 적어도 9위 이상의 성적을 확보함과 동시에 유로파리그 진출권인 5위와의 승점차도 최대 6점차 내로 유지함에 따라 후반기 반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외형상 중위권이라는 성적이 결코 맘에 들 수 없는 함부르크지만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과정에서도 일단 상위권과의 격차를 최소화 했다는 점에서 전반기는 절반의 성공 정도로 해석할 만하다. 공격과 수비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기복이 심한 모습을 노출한 점도 부상자들로 인해 고정적인 베스트 11을 갖추기 힘들었다는 점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고 경기마다 상이한 선수들이 선발 출장함으로써 완성된 조직력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 그럼에도 하위권까지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전반기 내내 28골을 허용한 함부르크는 실점률만으로는 최하위권이나 다름없다. 수비의 핵인 네덜란드 대표팀 중앙 수비수 요리스 마타이센이 후반기 5경기에 결장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마타이센이 결장하기 전까지 경기당 평균 실점이 1.41골에 불과했지만 그가 없이 치른 5경기에서 함부르크는 경기당 2.2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하이코 베스터만이 기 데멜, 무하메드 베시치 등과 호흡을 맞추며 수비진을 이끌었지만 마타이센의 부재를 100% 메우긴 어려웠다.
마르셀 얀센, 고이코 카차르 등 비교적 장기 부상자들이 많았던 미드필더진 역시 고정적인 전술을 이어가기 어렵게 만들었다. 로메오 카스텔렌처럼 해를 넘긴 부상자들은 제외하고서라도 미드필더 진용이 부상자들로 베스트 멤버를 가동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운 부분이다.
공격진은 부상과 부진이 동시에 찾아온 경우다. 손흥민 역시 부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시즌 초반을 재활에 매달린 손흥민은 10라운드에 복귀한 뒤 7경기에서 3골을 터뜨리며 일약 신데렐라로 떠오르기도 했다. 손흥민이 이미 유스팀에서부터 실력을 쌓은 이른바 ‘준비된 선수’라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지만 믈라덴 페트리치, 루트 판 니스텔로이의 부상 결장이나 파올로 게레로의 부진이 아니었다면 손흥민으로서는 이렇게 빨리 팀 공격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미드필더들이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사이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모두 좋은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아민 페 감독으로서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존재였다.
후반기 라운드들어 공격수들이 모두 부상에서 복귀하고 미드필더들 역시 부상에서 복귀해 베스트 멤버를 갖출 수 있다고 가정할 때 손흥민으로서는 부상으로 결장했던 전반기 라운드 초반보다 오히려 후반기 라운드 초반이 주전 확보를 위한 더 어려운 경쟁이 될 전망이다. 시즌 중에는 컨디션이 좋았던 손흥민이 선발 기회를 얻을 수 있었지만 에릭 막심 추포-모팅이나 투나이 토룬 등 전반기에 이렇다 할만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이들이 휴식 기간동안 컨디션을 잘 조절해 페 감독의 눈에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결과적으로 함부르크 전체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전반기였지만 손흥민 개인적으로서는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입증한 전반기였다. 기존의 공격수들에 비해 움직임이나 활동폭이 넓고 스피드가 좋아 여러 공격 포지션에 기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손흥민의 최대 장점이다.
후반기를 맞이하는 손흥민은 이제 0부터 시작하는 전반기와는 상황이 다르다. 판 니스텔로이와 페트리치 등과 견주어서는 아직 후순위지만 적어도 게레로 정도는 제칠 수 있는 위치까지 성장했기 때문이다. 추포-모팅이나 토룬 등에 비해서는 이미 한발짝 앞서 있는 상황이다. 올시즌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딘 손흥민으로서는 후반기가 더 기대될 수밖에 없다.
[손흥민. 사진 = gettyimagskore/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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