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한상숙 기자] 한국으로 건너와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문태종(35·인천 전자랜드). 문태종이 이끄는 전자랜드는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다. 만년 하위권을 맴돌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그 중심에는 올 해 귀화 혼혈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전자랜드에 입단한 문태종이 있다.
'4쿼터의 사나이'는 문태종의 새로운 별명. 문태종의 플레이는 확실히 경기 초반보다 후반에 들어서야 빛을 발한다. 지난 8일 벌어진 서울 SK와의 경기에서는 문태종의 화려한 원맨쇼가 펼쳐졌다. 3쿼터까지 SK에 끌려다녔던 전자랜드는 4쿼터 막판 15득점을 올린 문태종을 앞세워 승리를 거뒀다. 이날 문태종은 3쿼터까지 총 3득점에 그쳤지만 4쿼터서 그에 5배에 달하는 득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문태종은 "항상 4쿼터에 강한 편이다. 나 뿐만 아니라 문태영도 마찬가지다. 우리 둘은 어렸을 때부터 후반에 강했다"며 "4쿼터에 유독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전했다. 문태종의 이같은 활약 덕분에 전자랜드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강력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함께 한국프로농구(KBL)서 활동하고 있는 동생 문태영(LG)과의 경쟁도 화제다. 지난 10월 31일 첫 맞대결서 37점을 꽂아넣으며 압승을 거둔 문태종은 12일 벌어진 두 번째 대결에서 36점을 터뜨린 동생에게 승리를 내줬다.
연말을 아들들과 보내기 위해 지난 7일 미국에서 귀국한 어머니 문성애씨는 코트에서 벌어지는 형제의 대결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문태종도 가장 든든한 후원자의 등장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엄마가 입국해 많이 도와주고 계신다. 덕분에 한국 적응도 훨씬 수월해지고 있다. (엄마가 계시니)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문태종의 성공적인 데뷔는 낙천적이면서도 차분한 그의 성격 덕분이기도 하다. 여유 넘치는 플레이는 동료들과의 신임을 쌓는데 큰 역할을 했다. 팬들 앞에서는 늘 웃는 얼굴을 잃지 않고, 밀려드는 사인 공세에도 친절히 응한다. 헤어밴드에는 '팬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는 글자를 새겨넣기도 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문태종의 팀 적응도가 무척 빠르다. 동료들과도 잘 어울리고, 프론트와의 관계도 좋다. 문태종은 한마디로 '신사'같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전태풍(KCC), 이승준(삼성)과의 대결은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질문이다. 문태종-문태영 형제, 전태풍, 이승준은 모두 귀화 혼혈 선수다. 문태종을 제외한 세 선수는 지난해 KBL에 입단해 리그를 뒤흔들며 맹활약했다. 문태종은 "둘 다 좋은 선수다. 같은 혼혈이다보니 공통점이 많다"며 "앞으로 두 선수도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목표는 팀의 우승이다. 현재 원주 동부와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전자랜드의 주포를 맡고 있는 문태종은 "우승하는 게 목표다. 개인적인 목표이자 팀의 목표"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 = 문태종]
한상숙 기자 sk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