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유병민 기자] 기세가 무섭다. 선수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전주 KCC 이지스가 선두권 도약을 위해 맹위를 떨치고 있다.
KCC는 21일 리그 선두 인천 전자랜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87-71로 대파하며 3라운드 4경기 전승을 이어갔다. 전자랜드전까지 상대한 팀이 오리온스, 인삼공사, SK였기에 이날 경기가 3라운드 첫 번째 고비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기우를 비웃기라도 하듯 KCC는 1위팀을 맞아 완승했다.
KCC는 이날 승리로 시즌 10승 12패를 기록, 5할 승률에 -2를 남겨 놓았다. 한때 패수가 승수보다 +6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상승세는 무서울 정도다.
이번 시즌 KCC의 행보는 우승을 차지했던 2008-09시즌을 닮아가고 있다.
당시 KCC는 우승후보로 꼽히며 시즌을 시작했지만 팀 조화가 어긋나며 리그 9위까지 떨어졌다. 기대를 모았던 하승진-서장훈 콤비는 힘을 발휘못했고, 허재 감독과 서장훈의 불화설까지 나왔다. 이에 KCC는 서장훈을 전자랜드로 보내고 강병현을 영입하며 높이에서 스피드로 팀 색깔을 바꿨다.
강병현은 허재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맹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추승균은 소리없이 팀을 이끌었고, 용병들도 제 역할을 해줬다. 하승진이 부상서 복귀하자 팀 전력은 더욱 강해졌다.
2009년 1월, KCC는 11경기서 9승 2패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치고 올라왔다. 정규리그 3위에 올랐고, 챔피언 결정전에서 삼성을 맞아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올 시즌도 KCC는 우승후보였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하승진이 차출되고 예비 엔트리에 올랐던 강병현과 전태풍도 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하며 전력에 누수가 생겼다. 여기에 크리스 다니엘스의 파트너로 뽑은 용병들이 잇따라 낙마를 하며 팀 전술 운용이 어려웠다. 아시안게임이 끝나도 선수들의 컨디션은 제기량을 찾지 못하며 4연패에 빠졌다. 하지만 3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전열을 가다듬고 4연승을 올렸다.
그 중심에는 하승진-전태풍 콤비가 있다. 하승진은 아시안게임 후유증을 겪었지만 다시 부활해 물 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부터 팀 공격을 이끄는 전태풍도 맹활약하며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2008-2009 시즌에 강병현이 있었다면 올 시즌은 유병재와 강은식이 있다. 상무에서 KCC로 복귀한 유병재는 팀 전술에 녹아들며 알토란 같은 득점을 해주고 있다. 강은식은 끈질긴 수비로 상대 득점원을 묶고 있으며 고비때 마다 3점슛까지 넣으며 팀 공격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용병들도 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2008-2009시즌 마이카 브랜드와 칼 미첼이 있었다면 올 시즌 다니엘스와 뒤늦게 합류한 제러드 메릴이 하승진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선수들의 자신감이다. 전태풍은 21일 경기 승리 후 "분위기가 좋다. 전승 할 수 있을 것 같다. 상대팀들은 우리를 막으려면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런 상승세라면 지난 2008-20009 시즌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아시안게임 공백부터 용병문제까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을 어느 팀보다 많이 겪은 KCC 이기에 더욱 그렇다. 2008-2009년과 같은 롤러코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는 KCC의 행보에 농구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자랜드전 승리후 KCC 선수단. 사진 = KBL 제공]
유병민 기자 yoob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