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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사경을 헤메다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이겨내고 10년만에 드라마를 연출한 KBS 김영진PD, 그 자체가 감동이다.
많은 생각이 들면서 목에 클한 그 무언가 올라오더군요. 바로 KBS 김영진PD가 특집극 ‘고마워, 웃게 해 줘서’(12월25일 방송)라는 연출해 방송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요.
스타나 연기자가 몇 달만 TV를 나오지 않아도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세상에 연기자도 아닌 연출자가 10년 만에 현장에 돌아와 특집 단막극 한편을 연출했으니 많은 사람들이 연출자에게 주목하기란 힘들지요. 하지만 특집극 한편을 10년만에 연출한 것은 단순한 연출이 아닙니다. 그 연출은 상상을 뛰어넘는 고통과 장애를 극복한 감동과 눈물의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전 10년전인 2000년 7월 KBS 드라마국 한 PD로부터 급한 소식 하나를 전해들었습니다. ‘야망의 전설’‘사랑하세요’로 탄탄한 연출력으로 사랑을 받았던 김영진PD가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멘다는 겁니다. 그후 뇌출혈과 폐파열 등으로 사경을 헤맸던 김영진 PD는 기적적으로 상태가 호전돼 귀국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22일 ‘고마워, 웃게 해줘서’의 제작발표회에서 말한 것처럼 ‘1급 중증장애인이 돼 있었습니다. 전도가 유망한 뛰어난 스타PD가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된 것입니다.
교통사고 직후 그가 병상에서 일어나더라도 PD로서 생명은 끝이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김영진PD는 연출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고 죽음보다 더 한 고통을 참으며 재활에 돌입했습니다. 2002년 그가 말하듯‘다시는 못 올 줄 알았던’ KBS 드라마국에 재입성했습니다.
그러나 드라마 연출에 부푼 꿈을 안고 죽음보다 더한 고통과 장애를 이겨내며 다시 들어선 드라마국에선 휠체어를 타고 때로는 지팡이에 의지해 세발로 걷는 PD에게 연출의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김영진PD는 기획이나 드라마 연출에 대한 글들을 'PD저널'등에 기고하며 드라마 연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김영진PD가 ‘PD저널’등에 기고한 글들을 읽으면서 얼마나 그가 드라마를 사랑하고 연출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드라마에 대한 열정이 진통제마저 듣지 않는 통증과 장애를 극복해 끝내 드라마를 연출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했습니다.
몇 번의 기획이 엎어지면서 힘들어 한다는 소식을 동료 PD들에게 전해들을때 저역시 가슴이 아팠습니다. 장애의 몸으로 드라마국에 돌아온 김영진PD가 드디어 장애인 유랑극단의 이야기를 담은 ‘고마워, 웃게해줘서’를 연출해 시청자와 만날 날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의 연출현장에 복귀를 누구보다 감동적인 눈물로 반가워하는 사람들이 그와 호흡을 맞췄던 연기자들이었습니다. 이승연 최수종 유동근 등은 병원에서의 치료와 재활에 도움을 주기위해 CF출연금을 쾌척했고 이번 특집극에 출연한 손현주를 비롯한 연기자들은 노개런티로 출연했습니다.
“항상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습니다. 몸도 힘들었지만 (연출을 못해서 마음이)힘들었죠. 너무 힘들어죽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촬영하면서 제 자신이 살아가는 의미를 찾았고 정말 좋았습니다.”김영진PD가 10년만에 연출한 특집극 제작발표회에서 한 말입니다. 이 말은 김영진PD가 지난 10년 한 인간으로서 감내하기 힘든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극복한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먼저 기존 방송의 장애인에 대한 시선은 장애 극복 메시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나 이는 장애인을 두 번 죽이는 겁니다. 극복한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극복이 아니라 배려를 이야기 하고자 했습니다. 또 절망에 빠진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세상엔 우울증, 학력걱정, 취업걱정 등으로 마음이 장애인인 분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을 향해서 ‘(장애인인)우리도 뜁니다. (비장애인인)당신이 왜 고민하십니까’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김영진PD가 밝힌 특집극 ‘고마워, 웃게해줘서’의 기획의도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김영진PD에게 이런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일어나 드라마를 연출해줘서.”
[교통사고로 인한 중증장애의 몸으로 특집극을 연출해 많은이들의 가슴에 파장을 일으킨 KBS 김영진PD.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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